<약차 동의 보감>배추뿌리차, 식이섬유·비타민C 풍부… 오슬오슬 춥고 열 날때 ‘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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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쿡방, 혼밥’ 등의 키워드에서 알 수 있듯이 식문화에도 다양한 트렌드가 있다. 최근 1인 가구의 급증으로 혼자 먹는 ‘혼밥’ ‘혼술’이 트렌드다. 다른 한편으론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는 시골집에 남자 두세 명이 하루 종일 옥신각신하며 세끼 밥을 해 먹는 일상을 보여주는, 인간 냄새나는 밥상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은 시대상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하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주제가 있는데, 바로 ‘건강(健康)’이다.

국내외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대장금’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주인공 장금은 어선경연대회의 재료로 받은 귀한 밀가루를 잃어버려 다시 구할 방도가 없자 오늘날 배추로 불리는 숭채의 잎을 만두피로 사용해 숭채만두를 만든 것이다. 그 기지와 신선한 맛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많은 식재료 중 숭채를 사용한 까닭은 듣는 이를 더 탄복하게 했다.

음식을 먹는 왕의 위장이 좋지 않기에 이에 도움이 되는 숭채를 사용하였으며 또한 숭채가 지금은 귀하나 씨앗을 퍼뜨리면 조선에서 금방 정착할 수 있는 채소이기 때문에 백성에게도 그 이로움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숭채만두는 왕뿐만 아니라 백성의 건강까지 생각한 음식처방이었던 것이다.

오늘 살펴볼 식재료는 장금이 만두피로 사용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인 배추(사진), ‘숭채(숭菜)’다. 겨울을 견디고 늦게 시들며 사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소나무와 같다 하여 풀초() 밑에 소나무 송(松)을 써서 숭(숭)이라 하였다. 숭채는 오늘날 친숙한 채소 느낌과는 달리 고려시대에 처음 들어와 조선시대에 각지로 보급되기까지는 구하기 어려운 귀한 약용채소로 여겨지며 처방으로 쓰였다.

배추는 먼저 장(腸)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배추를 세로로 찢으면 하얀 실처럼 나오는 식이섬유를 볼 수가 있다. 식이섬유는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장내 유해세균, 독성물질, 콜레스테롤 등을 바깥으로 배출해 소화불량과 변비뿐 아니라 각종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배추는 면역력을 높이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돕는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이다. 배추 100g만 먹어도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을 채울 수 있다. 특히 배춧속 비타민C는 열을 가하거나 소금에 절여도 잘 파괴되지 않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배추 끓인 국은 감기로 인한 열과 기침, 가래를 해소하는 데 사용된다. 김치로 담가 먹으면 발효과정에서 비타민C가 최대 2배 많아지기도 한다.

배추로 담근 김치가 신맛이 나는 이유는, 바로 요구르트의 4배 정도가 들어 있는 유산균 때문이다. 유산균은 배변 활동을 원활히 해줄 뿐만 아니라 장내 유해균을 억제한다. 장내 유해균이 많아지면 면역 시스템에 장애가 생기고 알레르기나 염증 등을 유발한다. 이때 장내 유익한 유산균을 섭취하면, 장내 산도를 높여 유해균과 부패 산물을 억제하고 면역 시스템의 회복을 도와 아토피 등의 장 면역질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배추의 효능이 이처럼 뛰어나기 때문에 김장하고 남은 배추 뿌리를 말려두면 겨울철 건강관리용 차로 마시기 유용하다. 물 1ℓ에 말린 배추 뿌리 20g, 생강 30g을 넣고 중약불에 30분 정도 끓여 마시면 된다. 겨울철 감기의 예방과 회복에 도움이 되는데 몸이 오슬오슬 춥고 머리가 아프며 열이 날 때는 특히 좋다. 좋은 배추를 고르는 방법은 너무 크지 않으면서 속이 꽉 채워져 양손으로 눌러보아도 단단하며 무거운 것이 좋다. 반면 속이 덜 채워져 무르고 가벼우며 줄기 부분이 억세고 푸르며 너무 강해 보이는 것, 줄기 또는 잎이 얼어서 투명한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윤강대 차서레시피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