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靑일부 ‘임기단축’ 건의 검토

“탄핵 가결 막아야” 공감대
朴대통령 담화여부 주목

청와대 일각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기 단축’을 통한 퇴진론을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정사상 최초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박 대통령에 대해 전직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치권 원로들까지 ‘하야 선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결정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일부 참모진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에게 임기 단축을 불사하는 결단을 촉구해야 한다는 충언을 하자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하야나 탄핵을 통해 물러나는 것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청와대 일부 참모진의 대통령에 대한 임기 단축 충언 움직임은 임기 단축 카드가 주군 박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자 동시에 자신들도 역사의 죄인으로 남지 않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려면 개헌이 필요한 만큼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중지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헌법상 대통령의 임기연장 등을 위한 개헌은 불가능하지만 여야가 합의하면 임기 단축 개헌은 가능하다. 국회가 헌법개정을 발의하는 경우 20일간의 공고를 거쳐 60일 이내에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으로 의결하면 30일 이내에 국민투표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탄핵보다는 조기에 혼란한 국정 상황을 수습할 수 있다.

이 같은 개헌을 위해서는 여야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참모진은 야당의 합의 가능성 등 현실적인 계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기 단축은 사실상의 하야 선언인 만큼 ‘차라리 탄핵을 하라’는 입장인 박 대통령에 대한 설득 작업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가운데 박 대통령이 이번 주에 입장 표명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검찰의 대면조사, 특검 임명, 국정조사, 탄핵소추 등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 어떤 형태로든 ‘최후 변론’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면서 “담화 얘기 등 여러 얘기가 나오는데, 있게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