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非朴 “가장 좋은 방법… 가능성은 열어놔야”

‘질서있는 퇴진’에 긍정반응
실제 수용여부 회의론 많아

야당과 함께 탄핵소추안 국회 투표를 추진 중인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은 28일 여야 원로들의 전날 제안으로 재부상하고 있는 ‘질서 있는 퇴진’에 대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간 새누리당 비주류가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처리 시점을 12월 9일로 주장하는 배경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 같은 제안을 수용할 시간적 여유를 주자는 의미도 없지 않았다.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가 탄핵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만, 가장 질서 있게 퇴진하는 모습, 대통령이 결단해 주는 모습이 가장 낫겠다는 생각을 많은 분이 하고 계시다”며 “대통령께서 원로 선배님들의 말씀에 화답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 구분 없는 국가 원로들께서 모이셔서 제안을 해주셨기 때문에 그것을 무겁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답은 대통령이 하실 일인데 좀 질서 있게 퇴진하고 내년 4월이란 시간을 못 박아 하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반드시 덧붙일 것은 사법 처리는 피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뜻이 만약 나온다면 비상시국회의를 소집해 논의를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주류 내에는 여야 원로들의 제안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 등을 지켜보면서 12월 9일까지 탄핵소추안 본회의 처리를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여당 의원으로서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다른 길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새누리당 비주류 내에서도 박 대통령의 자진 퇴진 수용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야당과 함께 탄핵소추안을 이미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방향을 다른 데로 돌리기엔 늦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탄핵 절차에 들어가고 있는 과정에서 여야가 정치적으로 또 합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채·박세희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