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지자체 평가>제주, 환경공약 비중 14% ‘으뜸’… 충북, 정책내용 ‘최우수’

⑥ 광역단체장 환경 부문

제주·충북, 종합평가서 ‘S등급’
공약 비중 크고 핵심가치 담아

서울, 대기質·산림 ‘성과’ 우수
전남, 풍력발전 등 ‘내용’ 호평
대구, 기반 마련할 ‘예산’ 늘려

광역단체장 환경 부문 역량을 평가하면서 환경정책 추진의지, 환경정책 추진기반, 환경정책 추진성과의 3개 영역에서 5개 지표를 정해 종합 평가한 결과는 S, A, B, C, D 등 5등급으로 제시했다. 충청북도와 제주도가 가장 우수한 자치단체로 평가됐으며 서울시, 울산시, 전라남도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결과를 자치단체의 환경역량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절대적인 순위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현 단체장을 평가한다는 취지에 부합하게 최근 자료만 평가에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S등급, A등급 같은 우수 자치단체의 경우 5개 평가지표에서 대체로 일관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환경정책 추진의지, 추진기반, 추진성과는 서로 연관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은행 통계 중 환경보호비용 통계가 있다. 환경보호를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모든 경제주체가 지출한 금액을 뜻한다. 이 중 공공부문 환경지출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집행된다. 대표적 공공부문 지출인 환경부 예산 지출도 70% 정도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 형태로 집행된다. 이처럼 환경부문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비중은 심대하다. 지방자치단체 및 단체장의 역할에 주목하고, 이를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환경정책 추진의지, 추진기반, 추진성과를 종합 평가했다. 추진의지는 선거공약을 중심으로, 추진기반과 추진성과는 현 단체장이 취임한 2014년 이후의 관련 자료를 통해 평가했다.

◇환경정책 추진의지=단체장의 환경정책 추진의지는 공약집에 잘 나타난다. 환경정책 추진의지를 2014년 선거공약집을 바탕으로 환경정책비중, 그리고 환경정책 내용이라는 2가지 관점에서 분석했다. 첫째, 환경정책 비중은 각 시·도 홈페이지에 제시돼 있는 세부사업 공약 중 환경공약이 차지하는 비중(%)을 통해 평가했다. 비중이 높을수록 추진의지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환경공약 비중이 10% 이상인 단체는 제주, 광주, 전남, 울산, 충북, 충남 등이고 이들을 포함해 부산, 서울, 전북, 대전 등이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나머지 단체들은 환경정책 비중이 5%에도 미치지 못했다. 도 자치단체와 특별·광역시 자치단체 간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환경정책의 추진은 지역이 처한 사회경제적 특성보다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둘째, 환경정책내용 평가는 주로 질적인 수준에서 이뤄졌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발전 추구, 기후변화 대응, 녹색경제로의 전환이란 최근의 주요 환경 가치들을 설정하고 제시된 환경공약이 이러한 가치들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평가했다. 전남과 충북은 환경공약의 절반 이상이 위 세 가지 가치 중 하나 이상과 연관돼 있었다. 전남은 ‘해상풍력발전의 메카 도약’ ‘경로당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등을, 충북은 ‘국내 최대 태양광 기술지원 센터 완공’ ‘대학과 연계한 신재생에너지 전문인력 양성’ 등을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단체에서 기후변화 대응, 특히 재생에너지 확산과 관련된 공약이 다른 가치들과 관련된 공약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온실가스도 줄이고 미래에너지 부문에서의 경쟁력도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나머지 6개 시·도는 대체로 앞에서 살펴본 환경공약 비중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환경정책 추진의지가 낮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환경정책 추진기반=예산은 ‘정책의 금전적 표현’이란 점에서 환경정책 추진의 1차적 기반은 환경예산이다. 환경예산 평가는 2014, 2015, 2016년 통합재정개요 중 ‘환경보호예산’ 항목 자료를 활용해 환경예산 비중 및 환경예산 증가율 등 2가지 관점에서 진행했다.

첫째, 환경예산 비중은 각 시·도의 전체 예산 중 환경보호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현 단체장이 취임한 이후인 2015년과 2016년 환경보호예산 비중의 연평균 값을 기준으로 상위 자치단체를 뽑았다. 환경예산 비중은 도와 특별·광역시 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도가 특별·광역시에 비해 일반적으로 더 강력한 환경정책을 추진한다고 해석하긴 어렵다. 그보다는 도와 특별·광역시가 수행하는 환경사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도 자치단체 중에서는 강원도, 특별·광역시 자치단체 중 울산시의 환경예산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둘째, 환경보호예산의 현재 비중과 더불어 단체장이 취임한 2014년 이후의 환경보호예산 증가 추세를 보면 단체장에 의해 환경정책 추진기반이 강화됐는지를 동태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15년과 2016년의 환경보호예산 증가율의 연평균 값을 기준으로 상위 자치단체를 골랐다. 대구, 제주, 부산은 연평균 1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해당 기간 중 환경보호예산이 오히려 감소한 자치단체도 있었다.

◇환경정책 추진성과=환경정책은 그 성과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이 작업이 간단치는 않다. 환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 중 무엇을 성과평가에 포함해야 하는지를 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매년 행정자치부가 시행하는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중 ‘환경산림’ 분야 평가결과를 활용했다. ‘환경산림’ 분야 평가는 환경관리 일반(6개 지표), 대기·수질·폐기물 관리(7개 지표), 산림자원 육성 및 재해방지(5개 지표) 등 다양한 환경 관련 지표를 포괄한다는 점에서 환경정책 추진성과 평가에 활용되기에 적절하다고 봤다. ‘환경산림’ 분야 평가에서는 그 평가결과를 3등급(우수-가, 보통-나, 미흡-다)으로 구분해 발표한다.

여기서는 시·도지사 취임 이후인 2015년과 2016년의 ‘환경산림’ 분야 평가결과의 평균치를 활용해 시·도의 환경정책 성과를 평가했다. 가 3점, 나 2점, 다 1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성과점수를 수치화했다. 서울, 울산, 충북, 경남은 2015년과 2016년에 모두 우수등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몇몇 자치단체는 2015년과 2016년에 모두 미흡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광역단체장 환경부문 평가 전문보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