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은 나의 해”… 꼬끼오~ 닭띠 스타,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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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도깨비’로 뜬 이동욱, 박보검과 함께 섭외 1순위
스크린에서… 조인성 ‘더킹’ 설 극장가 후끈… 김래원 2편 개봉
가요계에서… ‘래퍼’ 비와이 종횡무진·아이유 새앨범 본업복귀
뮤지컬에서… 최정원·유준상 ‘69 투톱’… 박효신도 흥행 수표

닭은 매일 아침을 깨운다. ‘붉은 닭의 해’라 불리는 정유년도 우렁찬 닭의 외침과 함께 새해를 열었다. 그래서일까? 2017년은 유독 닭띠 스타들의 활약이 돋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1969년생은 농익었고, 1981년생은 꽃을 피웠으며, 1993년생은 도약했다.

◇이동욱이 끌고 박보검이 미는 드라마 세상 = 안방극장에서는 유독 닭띠 스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해에는 박보검이 연초 tvN ‘응답하라 1988’에 이어 연중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내달렸고, 이동욱이 연말 tvN ‘도깨비’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두 사람은 현재 방송가 ‘섭외 1순위’로 급부상했다. 캐스팅에 성공한다면 방송사 편성 및 각종 제작지원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1981년생 이상윤은 SBS 새 월화극 ‘귓속말’을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이 드라마는 ‘추적자’와 ‘펀치’ 등 남성미 넘치는 굵직한 작품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의 신작. 극 중 패기 넘치는 판사 역을 맡아 국내 최대 로펌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돈과 권력의 이야기를 펼친다. 이 드라마에서 4년 전 ‘내 딸 서영이’로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배우 이보영과 재회한 점도 눈길을 끈다. 1993년생의 자존심은 유승호가 세운다. 그는 오는 5월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극 ‘군주-가면의 주인’을 이끈다. 1700년대 조선에서 실제 존재했던 사건으로 물을 사유화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편수회에 맞서는 왕세자의 싸움을 그린다. 이제는 군복무까지 마치고 ‘국민 남동생’ 꼬리표를 뗀 유승호의 카리스마를 확인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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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을 끝낸 1981년생 ‘닭띠’ 전지현의 바통을 이어받을 톱스타의 안방극장 복귀도 점쳐진다. ‘태양의 후예’로 지난해 연말 KBS 연기대상을 수상한 동갑내기 송혜교가 하반기에는 신작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1993년생 남자 배우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1987∼1988년생 한류스타들이 대거 군입대하며 생긴 공백을 이들이 메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보검·유승호 외에도 서강준, 이현우 등이 이미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한 믿음직한 ‘93라인’이다.

◇충무로의 든든한 허리 = 세대별로 충무로를 책임지는 이들이 있다. 송강호, 김윤석, 설경구 등 비슷한 또래들이 충무로에서 군웅할거했다면 이들의 다음 세대는 1981년생 닭띠 배우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대 초반에 데뷔해 어느덧 30대 중후반, 연기 경력 15년 안팎이 된 이들은 무섭게 충무로를 장악해가며 선배들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조인성이 포문을 열었다. ‘비열한 거리’로 남우주연상을 받고 ‘쌍화점’ ‘클래식’ 등 묵직한 작품을 선보였던 그는 한재림 감독의 ‘더 킹’으로 설 극장가를 공략한다. 개봉 엿새 만에 200만 명을 모은 이 영화에서 조인성은 검사 박태수 역을 맡아 다양한 감정을 소화했다. 그 바통은 김래원이 이어받는다. ‘어린신부’ 이후 ‘해바라기’ ‘인사동 스캔들’ 등으로 충무로에 안착했던 그는 슬럼프를 겪은 후 ‘강남 1970’으로 부활했다. 그리고 올해는 ‘더 프리즌’과 ‘부활’, 두 편을 선보인다. ‘더 프리즌’에서는 죄수가 된 전직 경찰 유건 역을 맡아 평소 존경하는 선배로 손꼽는 한석규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곽경택 감독이 연출한 ‘부활’에서는 비가 오는 날이면 억울하게 죽은 이들이 다시금 세상으로 돌아오는 ‘부활 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열심히 일한다는 강동원도 차기작을 골랐다. 이사카 고타로(伊坂幸太郞)의 소설을 원작으로 2010년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어졌던 ‘골든 슬럼버’의 리메이크작이다. 극 중 총리 암살범이란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된 택배 기사 역을 맡는다.

여배우 중에서는 단연 손예진이 눈에 띈다. 지난해 타이틀 롤을 맡은 영화 ‘덕혜옹주’는 559만 관객을 모아 여배우가 이끈 작품 중 유일하게 흥행 톱10에 포함됐다. 그는 현재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던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한국판의 여주인공으로 거론되고 있다.

◇힙합·발라드·아이돌, 장르 불문 = 최근 가요계에서 가장 ‘핫’한 장르는 단연 힙합. 그리고 그 중에서도 1993년생 닭띠인 비와이의 활약은 눈부시다. 정확한 발음과 유려한 흐름의 랩으로 지난해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 5’에서 우승한 그는 요즘 힙합 시장을 넘어 대중적으로도 가장 지명도가 높은 래퍼다. 아이돌 시장에서도 닭띠 스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동안 연기로 눈을 돌렸던 아이유는 올해 본업으로 돌아와 새 앨범을 준비 중이다. 에이핑크의 정은지와 걸스데이의 민아 등도 그룹 활동 외에 솔로, 연기 등에 도전하며 외연을 확장했다. 데뷔 19년차를 맞은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의 ‘막내’ 앤디 역시 1981년생 닭띠다.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한 그는 띠동갑 안팎인 후배 아이돌 그룹과의 경쟁에서 음악 프로그램,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아침을 여는 닭의 목청을 닮아서일까. 닭띠 가수 중에는 유독 가창력이 뛰어난 보컬리스트가 많다. 지난해 MBC ‘일밤-복면가왕’에서 ‘음악대장’이라는 별명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국카스텐 하현우를 비롯해 거미, 김태우, 환희, 케이윌, 린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즐비하다. 가요계를 넘어 뮤지컬 시장에서도 이미 정상에 선 박효신 역시 이들과 같은 1981년생 동갑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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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생 중에는 다방면으로 활동폭을 넓히고 있는 뛰어난 작곡가 출신이 많은데 윤종신이 대표적이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그는 MBC ‘라디오스타’와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진행하는 동시에 매월 신곡을 내는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지속하며 본업도 소홀히하지 않는다.

주영훈은 MBN ‘아궁이’의 장수 MC이며 채널A ‘아빠본색’에서 ‘딸바보’ 아빠의 모습을 뽐내고 있다. 히트 작곡가답게 절친한 사이인 엄정화의 복귀 드라마 OST에도 참여한다.

◇지금 뮤지컬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이들 = 최정원과 유준상. 뮤지컬계의 든든한 언니와 형인 두 사람은 모두 1969년생 닭띠. 한 명은 뮤지컬 스타 1세대로, 한 명은 방송과 무대를 오가는 멀티 플레이어로 뮤지컬 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시카고’ ‘맘마미아’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에서 활약한 최정원은 여주인공 자리를 후배들에게 내어주고, 든든한 조력자로서 무대 위에 서고 있다. 특히, ‘시카고’의 록시(아이비)-벨마(최정원)는 공연계 최고의 콤비로 꼽힌다. 유준상은 40대 이상 여성 관객을 몰고 다니는 공연계 흥행 파워다. 대표작은 ‘그날들’과 ‘프랑켄슈타인’. 영화와 드라마뿐 아니라 지난해엔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콘서트를 여는 등 4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청춘 스타 같은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날들’은 2월부터 지방 앙코르 공연을 시작한다.

20∼40대 여성 관객이 이끄는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연기와 노래실력을 인정받고 또한 인기까지 누리는 가장 무르익은 배우들은 대부분 30대 중반이다. 그래서 1981년생 닭띠들이 많이 포진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 중 박은태와 박효신, 카이 등 뮤지컬 ‘팬텀’에 출연했거나 출연 중인 남자 배우가 셋이나 되는 게 주목된다. 박은태는 뮤지컬계 대표적인 스타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지킬 앤 하이드’ 등에서 주역을 따내며 톱 배우로 발돋움했다. 박효신은 가요계를 발판으로 한 팬덤으로 최근 가장 막강한 흥행 보증 수표가 됐고, 팝페라 가수로 활동하던 카이는 뮤지컬뿐 아니라 연극 ‘레드’와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 등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여배우 중에는 현재 ‘아이다’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윤공주가 있다.

1993년생 배우들은 이른바 ‘라이징 스타’.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015년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 역을 따낸 최우혁과 지난해 예그린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은 이지수가 있다.

안진용·박동미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