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해외상장 겨우 막았더니…”

거래소 상무, 특혜 의혹 반박
“성장 가능성 높아 규정 개정”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적자 상태에 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 특혜 의혹에 대해 칼을 겨누자 한국거래소가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해외 상장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는 것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2015년 1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및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과거 3년 평균 7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3년간 총 60억 원 이상 이익을 내야 하는 상장 요건을 완화한 것이다. 이에 매출과 이익에 관계없이 시가총액(시총) 6000억 원 이상이면서 자본금 2000억 원 이상인 기업도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수 있게 됐다. 당시 상장 규정을 변경한 이유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성태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2015년 6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왜 이런 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이 코스피시장에 상장하지 못하느냐’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며 “이때부터 과거의 이익에만 매몰돼 있던 규정을 고쳐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도 상장할 수 있도록 규정 변경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은 결과적으로 거래소의 공(功)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규정을 개정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장시킨 것을 ‘특혜’로 몰아붙이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새롭게 생긴 조항(시총 6000억 원+자본금 2000억 원)으로 상장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