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특혜의혹 수사 ‘불똥’… 바이오의약 육성 동력 약화 우려

국제 경쟁력 위해 지원책 절실
세제혜택 확대·규제 완화 포함
정부 투자 지지부진해질 우려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놓고 규제 완화와 투자확대 등을 앞세운 세계 각국의 주도권 경쟁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으나 국내 사정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삼성 바이오 사업 특혜 의혹 수사 여파로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업계는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에 세제 혜택 확대와 허가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를 줄곧 요구해왔다.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한 ‘바이오의약품 규제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등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정책과 세액공제, 세포치료제 허가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에 규제 철폐가 공론화되면서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세액공제 확대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는 등 일부 규제 개선책과 지원책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삼성 총수 구속수사로 삼성바이오로직스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부의 육성책이 지지부진해지고,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검팀은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복제약) 관련 메모가 있는 것을 근거로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이오산업 지원 요청을 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한 바이오의약품 업체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바이오 의약품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글로벌 경쟁을 위한 체계적인 육성책이 필요한데, 지금도 부족한 지원 방안들이 아예 사라질까 우려된다”면서 “미국 등 주요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데 업체들 개별 역량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약값 인하와 보호무역주의를 동시에 내세우고 있어 미국 수출을 추진하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업계와 정부의 긴밀한 공조가 요구되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14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 관련 시장규모는 약 200억 달러였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