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갑차’의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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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生 연습생 출신 한지현
169㎝ 단신에 허슬 플레이
디그·리시브 등 수비 1위
벤치 멤버서 주전으로 우뚝

흥국생명의 리베로 한지현(23·사진)은 ‘꿀갑차’로 불린다. 169㎝의 아담한 체구에 보조개가 포인트인 귀여운 외모 덕분에 꿀벌이라는 별명이 먼저 붙었다.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펼쳐 장갑차가 추가돼 꿀벌과 장갑차를 합친 꿀갑차로 불리게 됐다. 꿀갑차는 올 시즌 연습생 신화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지현의 프로 입문은 힘겨웠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 고교 2학년까지 세터였던 한지현은 작은 키 탓에 리베로로 전향했지만, 경력이 짧아 주목받지 못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외면당했기에 대학 진학을 위해 수능까지 치렀지만, 한 달쯤 지나 리베로 자원이 부족했던 흥국생명의 호출을 받아 수련선수, 즉 연습생으로 입단했다. 벤치를 지키는 게 주임무였지만 기회는 왔다. 입단 이듬해 주전 리베로의 부상으로 코트에 서게 됐다. 하지만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다리가 떨렸고 리시브는 불안했다. 2013∼2014시즌 정규리그 30경기 중 29게임에 투입됐으나 리시브 559개 중 197개(성공률 35.24%)를 받아내는 데 그쳤다. 2014∼2015시즌 18경기, 지난 시즌 14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올 시즌엔 팀이 치른 26게임 중 24게임에 출전하고 있다.

게다가 성적은 쑥 올랐다. 상대 공격을 받아내는 디그와 서브 리시브를 합친 수비 부문에서 1위(세트당 8.11개)를 유지하고 있다. 2위인 팀 동료 이재영(7.76개)과의 격차는 여유 있는 편.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개인 타이틀 1위를 달리는 건 데뷔 5시즌 만에 처음이다. 올 시즌 리시브 성공률은 41.81%(217개)까지 올랐다. 한지현의 탄탄한 수비력 덕분에 흥국생명은 올 시즌 팀 최소실점 1위(2078점)를 달리며 1위(승점 53)를 지키고 있다. 한지현은 흥국생명의 전체 디그(2191개) 중 20.45%(448개)를 담당하고 있다.

한지현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2013∼2014시즌) 준비가 안 된 상태였기에 고생했고 그래서 그때부터 착실하게 몸을 다듬고 약점을 보완해왔다”면서 “올 시즌에도 여전히 긴장되지만 옆에서 도와주는 동료를 믿기에 과감하게 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현은 특히 리시브 훈련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한지현은 “코칭스태프가 ‘리시브를 그냥 내주지 마라, 넘어지기라도 해라’고 격려하신다”면서 “그래서 계속 리시브를 위해 달려가고 넘어지는 게 습관이 됐고 넘어지다 보니 리시브를 넘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