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로 ‘韓 때리기’ 나선 中… 美동맹정책에 대한 노골적 간섭”

바른사회시민회의 긴급토론회
“재검토·철회 땐 웃음거리 전락”

중국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 때리기’에 나선 것은 미국의 동맹정책에 대한 도전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한국이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 사드 배치를 재검토·철회할 경우 국제적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23일 오후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서울 중구 통일로 바비엥 3차 건물에서 열린 ‘중국의 사드 보복과 한·미 동맹에 미치는 영향’ 긴급 토론회에서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수용한 독일, 스페인, 터키, 폴란드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에 자국민 단체여행 금지 등 경제 제재를 가하거나 회원국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였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나토 동맹국 보호를 위해 지난 2012년 터키에 탐지거리 1800㎞ X밴드 레이더를 배치했다. 스페인에 이지스 구축함을 파견한 데 이어 2016년엔 루마니아에 미사일방어 기지를 가동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 ‘한국 때리기’에 나선 것은 미국의 동맹정책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이자 도전”이라고 밝혔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중국은 사드 배치로 한반도의 전략적 균형이 깨지고 중국의 전략적 이익이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 입장에서 보면 사드 이전에 한반도의 전략적 균형을 깬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 사드는 그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 중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정부는 군사적 문제를 공개토론에 부쳐야 하는 정치·외교적 이슈로 만드는 실수를 했다”며 “사드 배치는 협상이 필요 없는 군사 전략적 이슈”라고 말했다.

장광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중국이 한국의 야권 대선 주자들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차기 정부에서 사드 배치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자신들의 조치가 먹혀들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당장의 보복이 두렵다거나 단기적 손실을 감내하지 못하고 중국의 부당한 압력에 굴종한다면 국제적 웃음거리로 전락해 향후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