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0>앞다퉈 “미세먼지 주범 석탄發電 축소”… 비용문제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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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選후보 ‘에너지·환경 공약’

친환경에너지 등 잇단 공약
“현실성 없다” 업계안팎 비난

전기料 인상·정부지출 증가
늘어나는 비용 발언은 자제

중국發 미세먼지 협의 관련
구체적 방안 제시 후보 없어

5·9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주요 대선 후보들이 그 어느 때보다 에너지·환경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모든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와 불편함을 피부로 절감하면서 미세먼지 해소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은 미세 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된 석탄 발전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석탄 발전 저감으로 인한 전기 요금 인상, 정부 지출 증가 등 비용 증가 부분에 대해선 ‘표심’을 고려해 말을 아끼고 있다. 미세먼지를 우리나라로 날리는 중국에 대해서도 양국 간 협의를 거쳐 해결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따라 깊이 있는 고민 끝에 공약을 만든 게 아니라 실행 방안은 없고 겉보기에만 화려한 공약에 치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에너지 업계 안팎에서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오는 2060년 우리나라에서 대기 오염 원인 사망 추정자는 100만 명당 1109명이다. 지난 2010년 100만 명당 359명에서 3.1배로 증가한 수치다. 현재 OECD 회원국 중 2060년 인구 100만 명당 대기오염 원인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기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에너지·환경 정책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으로 미세먼지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발등의 불’로 급부상했다.

이와 관련, 대선 후보들은 앞다퉈 미세먼지 저감을 비롯한 에너지·환경 분야 정책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0년 이상 노후 석탄 발전소 가동 중단 또는 친환경 연료 전환 △미착공 신규 석탄 발전소 신설중단 △기존·신규 발전소 저감 장치 설치 의무화 등을 통해 석탄 발전을 감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석탄발전 쿼터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노후 경유차 축소·친환경차 대폭 확대, 환경 외교 강화, 어린이 등 취약계층과 다중 이용시설의 미세먼지측정기 의무화 조치 등도 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석탄발전소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 대폭 강화, 동북아 대기 질 국제협력기구 설립을 통한 미세먼지 공동 대응,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한 친환경차 판매 증가 등 계획을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주의보 이상의 사전예보가 발령될 경우 석탄화력발전소 가동률을 50% 미만으로 규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은 석탄 발전 감축으로 인한 비용 증가 부분에 대해선 약속이나 한 듯이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발전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석탄 발전을 늘린 것은 전기 가격을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는데 석탄 발전 비중을 줄이는 것은 그만큼 에너지 발전 비용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화력 발전의 비중 축소 등 현재 후보들의 공약대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모든 후보가 표심을 우려해 이 부분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주자들은 중국과의 협의를 통해 중국발(發) 미세먼지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후보는 없었다. 이종수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중국과의 협상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밝힌 대선 후보는 없다”며 “중국은 우리나라 배터리 기술에 대해 막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회경·최재규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