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反유럽’ 극우 잔다르크, 르펜

아버지 극복하며 입지 다져
新고립주의·보호무역 주장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 진출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이 신(新)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집권할 경우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프렉시트’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목전에 둔 유럽 각국은 르펜 대표의 당선 여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르펜 대표의 정치 이력은 그의 아버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조 극우’로 불리는 르펜 대표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도 지난 2002년 프랑스 대선 결선에 진출해 파란을 일으켰다.

르펜 대표는 원조 극우인 아버지를 극복하며 정치적 입지를 키워왔다. 장마리 르펜의 세 딸 중 막내인 르펜 대표는 아버지가 창당한 FN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파리에서 6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2011년 FN 당권 경쟁에서 승리한 르펜 대표는 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고 외국인 혐오 발언을 일삼아온 아버지와 다툰 끝에 결국 2015년 당에서 아버지를 쫓아냈다. 이후 르펜 대표는 인종차별 발언을 자제하는 한편 사형제 부활 등의 당 강령을 폐기하는 등 아버지에 비해 다소 신중한 행보를 보이면서 반체제 소수 정당에 머물렀던 FN을 어느 정도 대중 정당의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전 세계가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르펜 대표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프랑스의 EU 탈퇴 및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탈을 주요 공약으로 내거는 등 이번 대선후보 중 가장 강력한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프랑스가 실제로 유로존과 EU를 떠날 경우 브렉시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후폭풍이 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