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對北 휴민트 부대’ 창설과 韓美 정보협력 중요성

주한미군이 북한에 대한 인적정보(HUMINT) 수집 및 방첩 작전을 수행할 부대를 창설키로 한 것과 관련, 다양한 측면에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주한 미 8군 소식지 록스테디(ROK Steady)에 따르면, 2018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10월 501정보여단 산하에 그런 역할을 전담할 524정보대대가 신설된다. 지금까지 주한미군은 영상정보(IMINT)와 통신·신호정보(COMINT·SIGINT)에 주력하고, 인종·언어 장벽 등을 고려해 휴민트는 국가정보원·국군정보사령부 등 한국 정보 당국에 의존해 왔다.

우선, 대북(對北) 휴민트 전담 부대 창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 압박 의지 과시와, 이에 따른 정보 수집 능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 정보의 한계를 보완함으로써 대북 정보망을 더욱 정밀하게 짜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참수작전’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는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주도로, 북한 정보를 통합해 다룰 조직(integration cell) 구성을 골자로 하는 북한정보증진법이 지난달 26일에 발의된 사실과도 맥락을 함께한다. 또 다른 관점은, 국내외 탈북자가 상당한 규모에 이르면서 독자적 휴민트 활동의 토대가 확대됐다는 사실이다. 탈북자와 기타 북한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정보 수집·분석 활동에 적극 나서고, 북파 공작원 파견·지원 등과 같은 비공개·비합법 활동도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칫하면 한·미 간의 마찰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문제는 왜 지금이냐에 대한 의문이다. 미국은 해방 직후와 6·25 전쟁 당시 육군 방첩대(CIC)나 켈로부대(KLO)를 통해 대북 휴민트를 직접 관장하기도 했으나, 휴전 이후 이 업무를 한국 측으로 이관했다. 켈로부대는 북한군이나 중공군으로 위장해 인천상륙작전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으며, 여러 과정을 거쳐 현재의 한국 특수전사령부로 흡수됐다. 다시 대북 휴민트를 직접 관장하려는 것과 관련, 한국의 진보정권 시절 정보 교류에서 균열을 빚은 경험이 있는데, 그 재발을 우려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기우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