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영선(앞줄 왼쪽) 충북 양청중 교사가 북-밴드 동아리 소속 아이들과 공연을 한 뒤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이영선 교사 제공
- 이영선 양청중 교사
대학졸업후 10년만에 司書교사
4차산업혁명시대 “책이 해답”
“사서교사 임용 확대됐으면…”
“‘사서(司書) 교사’를 아십니까. 학생에게 나침판 같은 역할을 하는데 세상은 그 중요성을 잘 몰라서요.”
학교 도서실이나 도서관의 자료 및 운영에 관한 직무를 담당하는 교사가 사서 교사다. 워낙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인지 이영선(여) 사서 교사가 꿈을 갖게 되고, 그 꿈을 힘겹게 이룬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교사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양청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이 교사는 문헌정보교육학을 전공한 뒤 사서 교사의 꿈을 갖게 됐다고 한다.
“문헌정보학을 전공으로 선택해 대학에 갈 때까지 책이 얼마나 소중한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어요. ‘책의 중요성이 앞으로 다시 주목받을 것이고 사서 교사가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는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서야 ‘나도 이런 멋진 직업을 가져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그러나 사서 교사를 임용하는 학교는 많지 않았다. 사서 교사라는 직업 자체가 ‘도서관의 사서’ 정도로 인식되면서 사서 교사를 임용하는 학교가 별로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무려 10년을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사서 교사가 됐다. 이 교사는 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졸업하고 10년의 세월을 보낸 후, 2006년 제주도교육청에서 사서 교사를 임용한다고 공지가 떴고 꿈에 그리던 사서 교사가 돼 제주도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교사가 아이들에게 본격적으로 ‘책 사랑’의 마음을 심어 준 것은 2008년 충북지역으로 발령이 나면서부터다. 특히 양청중에 와서 그의 활동은 전성기를 맞았다. 다양한 독서문화 활동을 왕성하게 전개하고 있다. 독서문화 동아리 ‘양청중학교 책을 노래하는 북(book)-밴드’를 결성한 것을 비롯해 ‘양청중 메모로 프로젝트’ ‘책+가방을 찾습니다! 독서 캠페인’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캠페인’ 등이다. ‘북-밴드’ 동아리는 책을 읽은 후 그 소감을 대중가요를 통해 표현하는 북 콘서트를 공연하는 모임이다. 2013년에 이 교사가 주도해 결성됐다. 지역 독서 행사에 초청을 받아 공연하는 것은 물론, 문화체육관광부의 초청을 받아 공연하기도 했다. 청주시 중학교 밴드부 경연대회에서 1위를 하고, 충북 청소년예술제에서 인기상을 받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잖아요. 정보가 쏟아지는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적합한 정보를 찾아 새로운 길을 창조해 내기 위해서는 독서교육이 중요한데, 그런 것이 빠져 있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꿈을 찾아 자신의 행복한 삶을 창조해 나가는 사람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독서교육이며, 미래의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 교사의 교육관은 확실했다. 독서교육이 올바르고 창의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4차 산업혁명형 인간’을 양성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한테서 가끔 편지가 와요. 학교 다닐 때는 무작정 ‘국·영·수’만 공부했는데, 대학에 들어가 보니 책 동아리 모임을 했던 것이 진정하게 자신을 끌어주는 힘이 됐다고요.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몰랐는데, 대학에 가니 독서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면서요. 그런 편지를 받을 때가 가장 보람 있죠.”
그래서 이 교사는 사서 교사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사서 교사는 수업 시수가 따로 없어요. 수업 시수가 많아야 교사도 많이 뽑는데, 수업 시수가 따로 없으니 사서 교사 채용도 거의 없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자유학기제 등 일종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독서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주말과 방학 기간 등을 활용해 짬짬이 독서교육을 하고 있을 뿐이에요. 독서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사서 교사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 단순히 책 읽기나 문학교육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배워야 하는 미래의 교육이자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독서교육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하루속히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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