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마지막 장관들 ‘불편한 동거’ 끝내고 일단 휴식

다수 “가족과 시간보내며 여행”
유일호, 건국대 대학원서 강의

5·9 대선에서 당선된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 없이 곧장 출범한 문재인 정부와 직전 박근혜 정부 마지막 내각과의 두 달 보름간 이어진 ‘동거’가 25일 비로소 마무리됐다.

국무회의 등에서 ‘병풍’처럼 자리를 지키다 옷을 벗은 전임 장관들은 그간의 내적 스트레스 때문인지 대부분은 퇴임 후 “쉬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 공직자 취업제한으로 인해 민간으로 ‘영전’한 경우는 거의 없고 대학에 출강하거나 자신의 전공과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곳으로 가고자 하는 이가 많았다.

탄핵 및 대선 기간 중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자신의 근황에 대해 “때가 되면, 알려주겠다”는 짧은 답변을 남겼다. 정치권 내에선 황 전 총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보수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것이란 추측이 돌고 있다. 이준식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집에서 ‘일단’ 쉬고 있다. 그는 부총리 취임 당시 서울대에 사표를 냈기 때문에 교수직으로 학교로 돌아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탄핵 정국에서 경제부총리 후보에도 올랐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도 당분간 국내에 머물며 여행을 다니면서 소일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강단으로 발길을 향한 이들도 눈에 띈다.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토교통부 장관직을 거친 이력으로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석좌교수로 강의할 예정이다. 서울대 교수 출신인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특별한 계획이 알려지지 않아 강단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특별히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학에서 강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공직에 머문 탓인지 대부분의 전직 장관들은 가족들과 여행하며 보낼 계획이다. 최근 강화된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으로 인해 다른 도리 없이 쉬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