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北 원유수입 봉쇄’ 법안 가결

北 · 러시아 ·이란 패키지 제재
노동자 고용·선박운항 금지도

국무부 “제재 대상 곧 추가”
“일방적 조치도 주저 않겠다”

북한이 한국전쟁 정전 기념일인 27일 추가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속속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하원이 25일 북한의 원유 수입을 전면 봉쇄하는 내용이 담긴 북한·러시아·이란 일괄 제재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가결했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북한을 돕는 중국 기업을 포함한 제재대상을 “곧(fairly soon)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중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둘러싼 논의에서도 진전을 이룬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독자·다자 차원의 대북 압박·제재 수위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하원은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제재를 통해 미국의 적에 대응하는 법안(H.R.3364)’을 찬성 419명, 반대 3명의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지칭하는 ‘미국의 적’은 북한·러시아·이란 3개국으로, 상·하원 공화·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3일 기존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법안을 패키지로 일괄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법안에서 북한 부분은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이 지난 5월 발의한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북한의 원유·석유제품 수입 봉쇄와 타국의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북한 선박 운항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법안이 최종 발효되려면 상원을 거친 뒤 대통령 서명이 필요하다. 또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이날 상원 외교위 산하 동아태·국제사이버보안 소위 청문회에 출석,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돕는 개인·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며, 여기에는 중국 개인·기업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정권의 핵 능력 추구를 가능하게 하는 개인·기업에 대해 일방적 조치를 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누구든 제재를 회피하고, 지정된 북한 기업들과 거래한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중국과 다른 제재들에 관해서도 대화를 하고 있는데,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끊임없이 중국과 접촉하고 있고 일이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일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