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 치를 것”… 美, 독자·다자 모두 꺼내 전방위 對北압박

- 美하원, 제재안 압도적 가결

北 돕는 中 개인·기업 등에
‘세컨더리 보이콧’실행 경고

“中과 접촉… 뭔가 되고 있다”
안보리 추가결의 진전 시사

내일 北 미사일 발사 가능성
단호한 대응으로 차단 나서

미국이 25일 북한의 추가 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을 앞두고 독자·다자제재 카드를 모두 꺼내 들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을 돕는 중국 개인·기업에 대해서도 “대가를 치를 것이며, 일방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선전포고까지 내놓으면서 사실상 제3국 개인·기업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 실행 의지를 명확히 했다. 미 의회에서도 이날 북한·러시아·이란 일괄 제재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키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제재 기조에 힘을 실어줬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도발 대응은 단호하면서도 전방위적이다. 미국은 지난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신규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추구하는 동시에, 독자적으로 북한을 제재하는 방안도 착착 준비하고 있다.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이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 개인·기업에 대한 “일방적 조치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손턴 차관보 대행은 “북한과 거래하면 누구든 대가를 치를 것” “중국은 북한과의 국경에서 이뤄지는 금융거래를 더 많이 감시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중국을 직접 겨냥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6월 말 중국 단둥(丹東)은행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한 데 이어, 최근 제재 위반 혐의로 중국 기업 10여 곳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독자제재로 중국을 압박하고, 이를 통해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동참을 이끄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당장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중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뭔가 일이 되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추가 결의 채택을 위한 협의에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미 하원에서 이날 북한에 원유 공급을 차단하는 내용이 담긴 북한·러시아·이란 제재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가결한 것도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의 압박과 관여’ 대북정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상·하원 공화·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23일 북한·러시아·이란 일괄 제재 법안 처리에 합의한 만큼, 상원에서도 법안 통과가 유력시된다.

이에 따라 8월부터는 미국의 전방위적 ‘북한 옥죄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한이 관측된 대로 오는 27일 전후에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압박과 제재에 전념할 것”이라고 재확인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는 강력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북한에 군사회담·적십자회담을 제안한 문재인 정부의 입지도 약화될 가능성이 크고, 한·미 간 향후 대북정책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노정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