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논란>증세 ‘표적확대’ 확실시… 超대기업 법인세율 ‘3%P 인상’ 유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잘해봅시다” 김동연(왼쪽부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2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법 개정 관련 당정협의회에 앞서 인사하며 악수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당정 ‘2017 세법개정’ 협의

소득세·법인세 인상 이견없어
내달2일 최종발표전까지 조율

R&D비용 세액공제 대폭인하
영세자영업자 세액공제 확대
주식양도차익 과세강화 검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오전 당정협의를 갖고 많은 논란을 빚고 있는 법인세, 소득세 인상 등을 제외한 세법 개정안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상 조율을 마쳤다. 이날 당정협의에는 여당에서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이, 정부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오는 8월 2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세발심)를 열어 ‘2017년 세법 개정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정협의를 통해 법인세, 소득세 인상 등 극소수의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99% 이상 합의가 이뤄져 사실상 확정된 상태”라며 “다만,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 등에 대해서는 발표 직전까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 조율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증세(增稅) 필요성이 있다고 ‘가이드 라인’(지침)을 내린 상황이기 때문에 인상 자체에 대해서는 당정 간에 별다른 이견(異見)이 없다.

법인세의 경우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제시한 법인세 과세표준(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2000억 원 초과 기업에 대한 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기재부는 이 같은 방안이 실현될 경우 증세 대상 기업은 116개, 세수 증대 효과는 2조7000억 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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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은 소득세의 경우 과표 5억 원 초과 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현행 40%에서 42%로 높이고, 과표 3억∼5억 원인 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현행 38%에서 4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대상자는 9만 명, 세수 증대 효과는 1조800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속·증여세 분야에서 상속 6개월, 증여 3개월 이내에 자진 신고하면 7%의 세액공제도 해주는 것을 3%로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에 대해 당정 간에 특별한 이견이 없다. 대주주의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올해 세법 개정안을 통한 세수 증대 효과가 큰 항목 중 하나가 비과세·감면 축소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주로 혜택을 받아온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는 대폭 줄이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중소기업 R&D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대기업의 경우에도 ‘4차 산업혁명’ 등 특별한 목적을 가진 R&D에 대한 세제 혜택은 일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등이 밝힌 월세 세액공제율을 높이고,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당정 간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기업소득환류세제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할 예정이다.

당정은 이번 세법 개정안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영세자영업자, 중산·서민층을 지원하는 방안을 대폭 포함시킬 예정이다. 저소득층의 근로장려금을 인상하고, 영세자영업자의 부가가치세 부담을 덜어주는 의제매입세액공제도 확대할 예정이다. 여당 일부에서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강화하는 방안 등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번 세법 개정안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경유세 인상을 포함한 에너지세제 개편도 이번 세법 개정안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세법 개정에 대해 여당과 청와대 등에 있는 비(非)전문가들이 많은 발언을 쏟아내면서 일부 혼란도 빚어졌지만, 앞으로 정책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송유근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