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원전 논란>“공론화委 오락가락… 靑하명기구 전락 우려”

한수원노조 등 법적대응 나서
“정부, 법적 근거도 없이 강행”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할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법적 대응이 본격화됐다. 신고리 5·6호기 중단에 대한 정부의 행위가 정당한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받는 것이어서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이들이 공론화위 활동 중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공론화위가 공정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론화위는 지난달 27일 “공사 재개 여부를 공론화위에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가, 하루 만에 다시 “시민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공론화위가 청와대와 정부 측과의 협의 후 입장을 번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론화위가 청와대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하명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헌법과 법률이 공론화위원회에 원전과 대한민국 에너지 미래를 결정할 권한을 부여한 바가 없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공론화위를 통해 신고리 5·6호기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고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에너지법상 에너지 위원회에서 심의해야 할 신고리 5·6호기 중단 여부의 결정이 공론화위에서 결정되는 것은 관련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공론화위 구성 및 운영 사항을 20일 이상 행정 예고해야 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공론화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높다. 전국법과대학교수회가 지난 7월 26일부터 이틀간 전국 대학교 법학교수 44명을 대상으로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33명(75%)이 ‘배심원단 결정이 정부의 권한을 민간에 위임하는 것이므로 법적 근거 없이는 안 된다’고 답했고, 공론화위 설치에 대해서도 30명(68%)이 ‘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배심원단을 선정하는 기구이므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