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진보 편향’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우려
“사회보다 법원 앞서가면 혼란
3000명 법관 인사권 갖고있어
하급심 판사 대법 눈치볼수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청문회 D-1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12·13일)를 하루 앞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법발전재단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11일 “다수결이 영향을 미치는 국회와 달리 법률과 법관의 양심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사법부에서는 소수자를 위한 판단이 내려질 수 있고 그런 부분도 인정돼야 한다”면서도 “정치 성향이 뚜렷한 대법원장이 나올 경우 사회보다 법원이 앞서 나가는 경우가 생기고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가장 걱정되는 것은 하급심 재판부가 대법원 눈치를 보는 경우”라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관례적으로 대법원장은 자신의 의견을 내지 않고 다수파 의견을 따랐는데 후보자의 성향이 워낙 강해 이런 관례가 깨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동성혼 합법화 문제, 양심적 병역 거부 등은 아직 사회 구성원 다수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상황인데 법원이 선도적 입장에 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특히 대법원장은 다른 대법관과 달리 법관 인사·대법관 제청권 등을 갖고 있는 만큼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성향을 드러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도 “어느 나라든 소수자를 대변하는 법관을 대법관에 포함시켜 다양성을 반영하지만 소수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대법원장이나 헌법재판소장에 임명하는 경우는 없다”며 “국민 법 인식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인사를 사법부의 수장이자 최고재판기관의 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3차 전국법관대표자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법관회의 상설화를 위한 대법원 규칙 제·개정안과 고법 부장판사 보임 폐지 등 사법행정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민병기·정철순·김리안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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