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대북제재안 채택>실질적 첫 ‘유류제재’… 北 ‘2大수출품’ 섬유 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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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안 내용·의미

원유공급 年400만 배럴 제한
해외노동자 신규 고용 금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1일 채택한 대북(對北)제재 결의안 2375호는 북한에 치명적일 수 있는 원유 금수 조치를 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원유를 포함한 각종 유류(油類) 상한 설정,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섬유 수출 금지, 해외 북한 노동자 신규 고용 금지 등 ‘의미 있는’ 조치들을 담고 있어 절반 정도 성공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북제재 결의 논의 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원유 금수 조치 여부였다. 미국의 소리(VOA)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무상 차관 형식으로 단둥(丹東)·북한 신의주 간 송유관을 통해 52만t(385만 배럴)을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반대를 분명히 했다. 원유 공급을 차단할 경우 북한 경제가 붕괴, 국경을 통한 난민 유입이 우려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북한에 대해 ‘제한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데 원유 공급을 차단할 경우 북한을 제어할 수단이 없어진다는 계산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당초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을 원했지만, 중국의 사정을 감안해 대북 원유 수출 400만 배럴 초과 금지로 정리했고 대신 북한에 대한 경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출을 연 200만 배럴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유류 관련 제재 결의안을 만들어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했다. LNG·콘덴세이트(비정제 초경질유)의 대북 수출도 전면 금지됐다.

지난해 대북제재를 통해 비행기에 사용되는 항공유 수출을 금지한 적은 있으나 이번이 실질적인 첫 유류 제재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북한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연간 유류 전체량이 850만 배럴(원유 400만 배럴, 석유제품 450만 배럴)인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합법적으로 수입하거나 제공받을 수 있는 유류는 과거의 7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로 인해 북한 경제가 당장 마비되지는 않겠지만, 북한 정권은 상당한 고통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석탄 등 광물에 이어 북한 제2의 수출품목인 섬유 수출을 전면 차단한 것도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섬유 수출은 7억5246만 달러였다. 북한의 또 하나의 외화벌이 창구인 해외 북한 노동자 고용 역시 이번 제재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