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대북제재안 채택>9일만에 초고속 제재… 美하원 “미이행국가 世銀차관 금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웃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1일 평양에서 열린 오지 근무 교원 축하 모임에 참가한 교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교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 9월 核실험땐 82일 걸려
의회 “中은행 독자제재” 요구도

헤일리 “트럼프-習 강력 연대”
“전쟁 안 바라” 대화 문도 열어

조지프 윤·틸러슨, 러·英 찾고
中양제츠는 미국 방문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한 대로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75호 채택을 성사시키면서 ‘속전속결’식 대북압박 작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안보리 결의안 표결 직후 “미국은 북한과의 전쟁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아직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넘어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협상의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워싱턴과 뉴욕의 외교가는 안보리의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을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까지 열어 놓으면서 북한뿐 아니라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중국·러시아를 압박하는 전략이 먹혀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초 원안보다는 후퇴했기는 하지만 지난 7월 2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이어 지난 3일 6차 핵실험까지 감행한 북한 돈줄의 3분의 2를 차단했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지난 3일 북한 핵실험 이후 단 9일 만에 채택된 데에서도 확인된다. 유엔 안보리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 23일, 지난해 1월과 9월 핵실험 당시는 각각 57일, 82일 만에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례적으로 표결 시한까지 정해놓은 뒤 중국·러시아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대북 군사적 행동과 제3국 기관·개인을 직접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을 흘린 것도 북한뿐 아니라 중국·러시아 압박용 성격도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연대가 없었다면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중국 역할에 점수를 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의회도 초당적 차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압박·제재를 강력히 지원하고 있다. 하원 외교위원회가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 농업은행·초상은행을 독자제재하라고 요구하고, 하원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데도 북한과 거래하는 동남아·아프리카 국가들에는 세계은행의 원조차관 제공을 반대하라고 규정한 법안을 발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최대의 압박과 관여’ 대북정책 기조에 따라 대북 압박·제재에 강한 방점을 두되,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놨다. 미국은 북한을 고립시키는 ‘압박외교’를 통해 북한의 협상장 복귀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날 러시아를 방문하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13∼14일 영국에서 열리는 북한 관련 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압박외교’ 일환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12∼13일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의 방미와 다음 주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리는 각국 정상외교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