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법 개정’10년째 국회 문턱 못넘어

업종 확대·제한 맞서며 계류
“개정 필요”현장 목소리 외면

지난 1998년 제정됐던 ‘파견근로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2006년 처음 개정된 이래 지금까지 9차례나 법률 개정이 있었다. 현재도 수많은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업종 확대, 파견 사유 완화를 촉구하는 법안과 업종 제한, 파견 사유를 강화하는 법안들이 혼재돼 기업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1998년 첫 제정 당시 26개 업종에만 허용됐던 파견근로는 2007년 32개 업종으로 늘었지만 지나치게 범위가 좁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2015년 19대 국회는 용접 표면처리 등 뿌리 산업과 55세 이상 고령자, 근로소득 상위 25%의 고소득 전문직으로 파견 업종을 확대하려 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회기 중에 통과되지 않았고, 20대 국회에 재상정된 상태다.

20대 국회의 다른 한편에선 파견근로의 조건을 더욱 엄격하게 하는 법안들이 대거 발의되고 있다. 강병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파견근로자의 허용 기간과 이후 유예기간 등을 둬 기업의 파견근로 고용을 더 어렵게 하는 내용이다.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 송옥주 민주당 의원 등의 개정안은 항공검색요원,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업무, 제조업 등의 정규직 채용을 강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20대 국회에선 파견법 개정 발의가 더욱 활발한데, 1년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총 18건의 개정안이 발의돼 현재 13건이 계류 중이다. 18대 국회가 12건, 19대 국회가 17건을 발의한 것과 비교하면 임기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20대 국회에서 발의가 많은 편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국내에선 파견근로가 대부분 불법으로 묶여 있어 기업들이 하도급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큰 데다 파견근로를 허용하는 세계 여러 국가에 비해 경쟁력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