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원로들 “민속박물관 세종 이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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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장 등 기자회견
“세종 분관 세우자”대안제시

문화계 원로들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 이전에 대해 반기를 들고 나섰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에 반대해온 이종철(왼쪽 사진) 전 국립민속박물관장, 김홍남(오른쪽)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정종수 전 국립고궁박물관장 등은 18일 서울 종로구 은덕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의 문화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수많은 외국인이 한국의 첫 번째 방문지로 꼽는 국립민속박물관을 통째로 보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 이전은 사전 검토와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너무 빠르게 진행됐다”고 비판한 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박물관을 세종으로 보낸다면 문화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립민속박물관의 소장품과 역사를 보면 두세 곳의 분관은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며 “세종시에 국립민속박물관 중부지역분관을 세우고 본관은 수도서울에 남겨놓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에 새 건물을 지어 이전할 예정이었으나, 문체부는 지역간 문화 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시 국립박물관단지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복궁 영역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은 경복궁 복원사업에 따라 2031년 이전에 철거될 예정이다.

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이 추진되자 문화계 일각에서는 매년 국립민속박물관의 관람객이 300만명(외국인150만명 추산)에 이르고 있는데 인구 25만의 세종시로 이전할 경우 10분의 1, 20분의 1로 관람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