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트존>K리그 시즌 종반전 승격 - 강등 관심 집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학범 광주 감독(왼쪽), 경남 정원진(오른쪽)

- 1부리그
광주 ‘꼴찌·전남 11위… 승점差 안 커 인천·상주 ‘불안’

- 2부리그
경남, 1위 확정해 클래식 진입… 부산, PO진출 자격 확보

국내 프로축구 K리그가 시즌 막판으로 향하면서 클래식(1부)의 강등, 챌린지(2부)의 승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클래식은 팀당 3경기씩, 챌린지는 1경기씩을 남겨두고 있다. 클래식은 오는 11월 19일, 챌린지는 오는 29일 종료된다. K리그는 2013년부터 승강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클래식 꼴찌인 12위는 챌린지로 내려가고, 11위는 챌린지 플레이오프의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쳐 강등 여부가 결정된다. K리그에선 1부에서 한 해 최대 2팀, 최소 1팀이 2부리그로 내려가는 수모를 겪게 된다.

승강제는 전 세계 주요 프로축구리그가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 프로야구와 달리 1부 리그에서 2부로 탈락하고, 2부 리그에서 1부로 도약하기에 시즌이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천국과 지옥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25일까지 올 시즌 클래식 꼴찌는 광주 FC(6승 11무 18패·승점 29), 11위는 전남 드래곤즈(8승 9무 18패·승점 33)다. 그러나 10위 인천 유나이티드(6승 16무 13패), 9위 상주 상무(8승 10무 17패·이상 승점 34)와의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아 남은 경기에서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광주와 전남이 희망을 잃지 않고, 인천과 상주가 안도할 수 없는 이유.

챌린지에서는 경남 FC(23승 7무 5패·승점 76)가 1위를 확정해 클래식 진입이 결정됐다. 부산 아이파크(19승 10무 6패·승점 67)는 2위가 확정돼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확보했다. 챌린지 플레이오프는 2∼4위가 치른다. 3위와 4위가 먼저 맞붙고 승자가 2위와 격돌한다. 챌린지 플레이오프는 단판 승부. 챌린지 플레이오프의 최종승자는 클래식 11위와 승강 플레오프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른다. 챌린지에선 아산 무궁화(15승 8무 12패)와 성남 FC(13승 14무 8패·이상 승점 53), 부천 FC(15승 6무 14패·승점 51)가 3∼4위를 다투고 있다.

1부와 2부리그의 격차는 무척 크다. 그래서 강등 위기에 몰린 클래식 감독은 마음을 조리고, 중도에 퇴진하기도 한다. 광주가 좋은 예. 성적 부진을 거듭하자 지난 8월 14일 남기일 감독이 자진사퇴했고, 김학범 감독이 사령탑을 잡았다. 김 감독이 해결사로 투입된 뒤 광주의 성적은 2승 4무 4패. 남 전 감독 체제에서 4승 7무 14패에 그친 것보단 나은 성적이지만, 여전히 살아남기(1부 잔류) 위해선 남은 3게임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광주는 승강제 실시 이후 첫 강등 사례였다는 아픈 기억이 있다. 또다시 1부 리그 추락의 위기로 몰린 광주 구단의 한 관계자는 “(2013년 시즌을 앞두고 강등이 확정됐을 때) 퇴출당하는, 절벽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며 “충격이 견디기 힘들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알기에 다시 2부로 내려가는 건 정말 피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강등당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요즘엔 잠을 설친다”면서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2부 리그로 내려앉으면 일단 재정적인 타격이 기다린다. 클래식 우승 상금은 5억 원, 챌린지는 1억 원이다. 우승 외에 순위에 따른 상금은 없다. 하지만 중계권료, 광고수입 등 K리그 전체 순이익을 배분에서 클래식과 챌린지의 비율은 3 대 1이다. 게다가 챌린지로 강등당하면 구단에 대한 기업의 후원이 크게 감소한다. 이에 따라 구단의 예산 삭감이 뒤따라 인력을 대폭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 2014년 챌린지로 떨어졌던 경남의 한 관계자는 “클래식에 머무를 때는 사무국 직원이 20명을 넘었지만, 이제는 10명 정도밖에 없다”면서 “내년 시즌 클래식 승격이 확정됐기에 스폰서가 늘어나고 구단의 덩치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챌린지로 내려간 부산 아이파크의 한 관계자는 “2부 구단이 되자 구단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 마케팅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심지어 ‘경기장이 아닌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느냐’는 비아냥까지 쏟아졌다”고 전했다.

2부는 프로로 여기지 않는 스폰서, 팬들이 많다. 팬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유. 광주는 챌린지 소속이던 2014년 게임당 평균 관중이 1344명에 그쳤지만 클래식으로 올라온 후 2015년 2188명, 2016년 3475명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성적 부진 탓에 3158명으로 다시 감소 추세다. 지난해 클래식의 평균 관중은 6534명, 챌린지는 2337명이었다. 관중 차이는 순이익 배당배율처럼 3 대 1 정도다.

2부리그로 내려앉으면 2부 잔류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챌린지로 강등당한 이듬해 클래식으로 되돌아온 팀은 드물다. 그동안 클래식에서 챌린지로의 하향이동은 11차례 이뤄졌지만, 이듬해 승격한 건 2013년과 2015년의 상주, 2014년의 대전 시티즌밖에 없다. 상주는 군팀이란 특성상 선수 수급에 따라 성적이 크게 엇갈린다. 상주를 제외하고 강등 뒤 다음 시즌에 승격한 건 대전 구단뿐이다.

3년 만에 승격이란 목표를 달성한 경남의 관계자는 “다시 클래식으로 올라오기까지 걸린 지난 3년이 30년처럼 여겨졌다”면서 “한 번 2부 리그로 떨어지면 언제 다시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기에 벌써부터 내년 클래식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광주 관계자는 “강등이 확정되고 난 뒤 다시 클래식으로 승격하면 된다고 자위하지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라며 “2부 리그 10개 구단이 1부 진입을 위해 ‘줄기살기로’식으로 달려들기에 1승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남은 2014년 강등돼 올해 승격이 결정됐고, 광주는 2012년 강등됐다가 2014년 승격했지만 다시 강등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대구 FC와 강원 FC는 2013년 강등됐고 2016년에서야 클래식으로 컴백했다.

올 시즌 경남은 승격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경남을 이끈 김종부 감독이 마침내 조직력을 완성해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데뷔 2년 차 미드필더인 정원진은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넘나들면서 9골(8위)과 10도움(2위), 공격포인트 2위에 오르면서 경남의 돌풍을 이끌었다.

클래식으로 승격한 뒤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승격한 팀은 클래식에서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힌다. 클래식 잔류 구단들이 승격 구단을 1승의 제물로 삼기 때문이다. 2014년의 상주, 2015년의 대전, 2016년의 수원 FC는 이듬해 챌린지로 복귀했다. 김종부 감독은 “지난해부터 클래식 진입을 노렸다”면서 “이젠 클래식 잔류가 목표이기에 선수단을 보강하는 등의 전력을 끌어올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