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愛國이다>현대車 인건비 비중, 매출증가의 倍… 그래도 “더 달라” 는 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상여금도 통상임금 적용을”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법원 1심 판결을 즉각 적용하라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부> 고용창출 사다리를 만들어라 - ③ 정규직 고용 유연화

2000년 7.2% → 작년 15.2%
완성차 5사 평균 비중 12.2%
日 7.8%·獨 9.5% 보다 높아

인건비 비중 10% 초과하면
‘투자 가치 없다’외면받아
高비용·低효율 갈수록 심화
신규 커녕 기존 일자리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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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매출액 대비 (직접) 인건비 비중이 2000년 이후 배 이상으로 높아지는 등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국내 제조업 고용의 12%를 차지하는 자동차산업 분야에 잇따른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임금에 비해 낮은 생산성, 강성 노조로 인한 연례파업 등에 따른 생산경쟁력 줄하락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이 신규 일자리 창출은커녕 기존 일자리 지키기도 쉽지 않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27일 문화일보가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3사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을 연도별로 분석한 결과 현대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00년 7.2%에서 지난해 15.2%로 16년 새 배 이상(8.0%포인트)으로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차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9.3%에서 10.3%로 1.0%포인트 상승에 그쳤으나 최근 법원의 통상임금 확대 판결 내용을 적용할 경우 상승 폭은 훨씬 커지게 된다. 쌍용차 역시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8.7%에서 11.2%로 상승했다. 통상 제조업에서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이 10%를 초과할 경우 투자가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종합시스템산업으로 인건비, 생산성, 유연성 등이 생산경쟁력의 핵심인 자동차산업에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이 다른 글로벌 업체에 비해 훨씬 높다는 점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추산 지난해 국내 완성차 5사의 평균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2.2%로 일본 토요타(7.8%), 독일 폭스바겐(9.5%) 등을 한참 웃돌았다. 국내 완성차 5사의 평균임금(2016년 기준) 역시 9213만 원으로 토요타 9104만 원, 폭스바겐 8040만 원 등을 넘어섰다. 국민소득이나 생산차량의 평균 판매가격 등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은 더 커진다.

반면 국내 완성차 공장의 생산성은 경쟁사보다 떨어진다. 2015년 현대차 국내공장의 자동차 1대 생산 시 평균 투입시간(HPV)은 26.8시간으로 같은 기간 토요타의 24.1시간이나 미국 GM 23.4시간, 포드 21.3시간 등을 웃돌았다.

여기에 더해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과도한 정규직 근로자 보호로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파견제도 불가 등으로 파업 시 대체근로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강성 노조 탓에 공장 간 물량 조절이나 사업장 내 전환 배치까지 노조와 합의해야 하는 등 생산 시스템이 매우 경직돼 있다. 이 때문에 각 업체는 사내 하청, 도급 등 비정규직 활용을 통해 최소한의 가격경쟁력, 생산 유연성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경쟁력 약화는 현재진행형이다. 2005년 이후 지켜오던 글로벌 자동차 생산 5위 자리는 지난해 인도에 내주고 6위로 떨어졌고 수출 3위 자리도 지난해 5위로 주저앉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3사 노조는 임금을 더 올려달라며 아직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짓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지엠은 최근 3년간 2조 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한국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 국내 생산물량 보존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는 생산물량 부족으로 비정규직이 맡던 일을 정규직이 대체하는 인소싱(insourcing)이 추진되면서 비정규직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반면 정규직 노조는 파업에 따른 추가 물량 축소를 우려하며 노노(勞勞) 갈등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