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쓰려고 노력한’ 양자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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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의 양자공부 / 김상욱 지음 / 사이언스북스

양자역학 대중화를 위해 꾸준히 강연과 집필을 해온 김상욱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가 일반인의 눈높이로 ‘쓰고자 노력한’ 양자 물리학의 교양서다. 여기서 ‘노력한’을 강조한 건 전문가가 아무리 쉽게 설명한다 해도 양자역학의 개념이 난해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비유를 동원해서 원리를 풀어 설명한 저자 스스로도 ‘이 글을 읽으면서 어렵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뭔가 잘못된 일이다’라고 썼다.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가 가열된 금속 빛깔만으로 온도를 알아내기 위해 만든 최초의 양자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은 게 지난 1918년. 양자역학은 불과 한 세기 만에 용광로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의 이론적 기반이자 원천기술이 됐고, 그 원리는 이미 전 세계 전산망과 금융망을 작동시키는 엔진이 되기도 했다. 된장찌개의 냄새나 백설 공주의 독사과 같은 친절한 비유를 따라가도 수식과 그래프 앞에서 자주 길을 잃게 되지만, 읽고 나면 양자역학이 무엇을 하는 학문이고 핵심개념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 원리가 사용되는지 등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게 된다. 책 뒤에는 양자역학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 목록 등이 정리돼 있다.

저자는 말한다.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을 이루고 있는 원자를 이해해야 한다. 원자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인 양자역학이다. 주위에 보이는 모든 것에서 양자역학이 작동한다고 보면 된다.” 307쪽, 1만7500원.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