改憲부터 MB수사까지… 與野, 싸울 일만 남았다

2월 임시국회 열기로 했지만
정치적·정책적 충돌 불보듯
주요 법안도 모두 무산 전망

여야의 대치 전선이 개헌에서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까지 확대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을 놓고도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6월 지방선거 전 사실상 주요 법안 처리의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2월 임시국회가 빈손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정치적 충돌 = 개헌 국민투표 시기를 놓고 공방을 이어가던 여야 지도부는 18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의 전날 입장 발표를 놓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 전 대통령을 향해 ‘후안무치’ ‘적반하장’ ‘4대강 삽질의 당사자’ 등 원색적인 단어로 비판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과거 보수 정권을 향한 정치보복”이라고 맞받았다. 정치권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 대표팀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으로 입장하는 방안을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야권은 국기 포기 행위라고 비판했지만,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찬물을 끼얹는 정치적 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야권의 반응을 비판했다.

◇정책적 충돌 = 정책적 대립은 한층 더 심화하고 있다. 야 3당은 일제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영세·자영업자의 타격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연일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고 있다. 야당은 또 최근 가상화폐 대책과 유치원 영어교육 금지 방침 백지화 등 문재인 정부의 시장 개입과 관치, 정책 혼선을 문제 삼으며 해당 장관 해임과 내각 재구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근로시간 단축 문제는 여권 내에서도 상당한 이견이 있다. 여야가 어렵게 합의했던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역시 초반부터 일정 합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등 공전을 거듭하면서 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2월 국회 주요법안 충돌 = 1월 30일부터 2월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여야의 이 같은 대치 상황으로 인해 주요 법안 처리가 모두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이나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등 권력기관 개혁안은 쟁점도 상당하지만, 야당에서는 “청와대가 발표를 주도하는 등 야당을 무시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