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쉽게 보유”… 삼성전자, 주주환원 정책 ‘완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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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투자자 ‘매입 문턱 낮추기’
지분율·대주주 지위 변화없어

작년 실적 발표… 영업익 53조
스마트폰도 3년만에 최대실적

삼성전자가 31일 파격적인 액면분할로 자본시장에서 ‘황제주’ 지위를 버린 것은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이다. 대주주 지위와 지분율에 변화를 주지 않고도, 개인 투자자들이 큰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문턱이 낮은 ‘국민주식’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는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높아 주식을 매입하기에 부담이 된다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오는 3월 23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50대1의 주식 액면분할 시행을 의결하면, 발행주식 1주당 가액은 기존 5000원에서 100원으로 변경된다. 이는 발행주식 1주당 가액을 상법상 마지노선까지 최대한 낮춘 수치다. 액면분할로 인한 지분율이나 대주주 지위 변화는 없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가가 높아져 주식을 사기에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황제주보다는 모든 사람이 큰 부담 없이 쉽게 보유할 수 있는 주식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지난해 4차례에 걸쳐 보통주 330만2000주, 우선주 82만6000주를 매입해 소각했으며, 이를 위해 총 9조2000억 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4조8000억 원 규모의 배당을 계획했으나 이를 상향조정해 지난해 이익현금흐름(FCF)의 50%에 달하는 5조8000억 원 전액을 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 대비 46% 늘어난 액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날 보통주 2만1500원, 우선주 2만1550원의 주당 기말 배당을 결의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보다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성을 높인 2018~2020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이에 맞춰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배당은 매년 9조6000억 원 수준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회사 전체로 239조5800억 원을 팔아 영업이익 53조6500억 원을 벌어들였다고 공시했다. 연간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다. 4분기 실적만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5조9800억 원, 영업이익 15조1500억 원을 올렸다.

대약진의 원동력은 반도체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은 매출 21조1100억 원, 영업이익 10조9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신기록을 다시 썼다. 반도체와 부품을 맡는 DS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40조3300억 원을 벌었다. 전년 대비 154.4% 급증한 결과다.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51.6%로 남는 장사를 잘하기로 소문난 애플을 웃돌았다. 황금기를 맞은 반도체에 ‘갤럭시 효과’도 겹치면서 실적 상승세는 탄력을 받았다. 스마트폰사업을 하는 IM부문은 작년 영업이익 11조8300억 원을 기록해 2014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