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도핑 벌금 완납… 폐회식에 국기 등장?

IOC “아직 결정된 것 없다”

러시아가 올림픽 출전 정지 징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과된 거액의 벌금을 완납하고, 도핑(금지약물 복용) 적발 선수를 서둘러 제재했다. 오는 25일 오후 8시 평창 올림픽플라자 내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입장하기 위한 안간힘으로 풀이된다.

23일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부과한 벌금 1500만 달러(약 163억 원)를 모두 납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징계를 철회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완납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정부 주도로 금지약물 복용을 조장하고 도핑 테스트 결과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IOC로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컬링 믹스더블 동메달리스트인 알렉산더 크루셸니츠키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로 지정된 멜도늄이 검출돼 또다시 위기로 몰렸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크루셸니츠키의 금지약물 성분 검출을 시인했으며, 크루셸니츠키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를 철회하고 검사 결과와 자격 정지 조치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이고르 레비틴 러시아올림픽위원회 부회장이 평창을 찾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난 뒤 나왔다. IOC는 “바흐 위원장이 레비틴 부회장의 생일을 축하하며 약 4분간 만났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IOC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건 폐회식에 국기를 등장시켜 도핑스캔들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한 IOC 집행위원 역시 “(집행위원회) 내부에선 모든 사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해 징계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회베르츠 특별위원장은 “러시아가 벌금을 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평창 =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