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년 - 정치·사회>오락가락 교육정책 큰 혼란… ‘포용적 복지’는 재원이 관건

- 교육·복지 분야

“교육 정책 잘했다” 30% 불과
의료계 ‘문재인 케어’에 반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분야별 평가에서 긍정적 평가가 가장 낮은 분야가 교육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3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교육 분야 국정 운영에 대해 ‘잘했다’는 응답은 30%에 그쳐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이를 두고 교육계는 문재인 정부 1년간 교육부가 내놓은 정책이 이해관계에 휘둘리거나 여론에 떠밀려 정책을 미루거나 변경하는 ‘결정 장애’ 때문에 큰 혼란을 겪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8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 전환’ 계획을 발표했으나 무산돼 이후 결정을 1년 유예한 채 원점 재검토를 선언했다. 최근엔 2022년 대입제도 개편안 결정 과정을 놓고 여론에 떠밀려 ‘다단계 하청(교육부→국가교육회의→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공론화위원회)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교육부가 사실상 별도 위원회에 가능한 선택지를 넘겨 놓고 공론화위가 다시 여론 조사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하는 복잡한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교육계는 교육정책의 혼선 때문에 ‘교육 백년대계’는 요원한 일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교육 정책이 현장 교사, 학부모, 학생들을 위해 흔들림 없이 중장기적 비전을 바탕으로 추진돼 불필요한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성향 교육 시민단체들도 “1년 동안 대통령이 공약한 교육개혁은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복지 분야의 경우 보건복지부는 아동수당 신설, 장애등급제 폐지, 건강보험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 등을 통해 ‘포용적 복지’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복지 확대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높지만, 복지 제공 관련 직역 단체의 강한 반대는 물론 복지 재원 마련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복지부는 지난 1년 동안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으며, 기초연금액과 장애인연금액은 인상했다. 아동수당도 신설해 오는 9월 지급을 앞두고 있다. 건강보험보장성 강화대책을 통해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건강보험에 포함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치매 노인은 모두 국가가 책임진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포용적 복지’를 내세우며 발표한 각종 복지정책은 수혜 당사자인 국민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정작 이 같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은 강력 반대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케어에 대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당사자인 의료계 반발로 정책추진이 더딘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2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문케어 저지와 중환자 생명권 보호대회’를 주제로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재원 마련도 풀어야 할 과제다. 복지부는 문재인 케어의 재원은 건강보험의 누적적립금과 평균 수준의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자 규모 및 범위 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치매국가책임제 역시 급증하는 치매환자를 과연 정부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기윤·이용권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