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보여주시면 설명해 드릴게요” 이마트 로봇 ‘페퍼’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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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점서 방문고객과 AI소통
안주 추천하고 매장위치 안내

“안녕하세요, 맥주를 제 눈앞에 보여주시면 설명해 드릴게요” “이 맥주와 비슷한 맛의 맥주입니다.”

15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만난 쇼핑 도우미 로봇 ‘페퍼’(사진)는 200여 종의 크래프트 맥주가 진열된 매장 앞에서 맥주의 맛과 원산지 등 정보를 알려주고 비슷한 맛의 맥주, 어울리는 안주 등을 추천했다. 이마트 매장에 특화된 기능은 맥주의 종류를 인식하면 이와 관련한 세부 정보를 화면에 나타내는 것. 수입 맥주 열풍으로 200여 종이 넘는 맥주들이 진열된 크래프트 맥주 코너에서 기자가 맥주 한 병을 들어 라벨을 로봇의 얼굴 앞에 대니 맥주의 산지, 제품 이름과 알코올 도수 등의 정보가 화면에 나오면서 도수와 맛을 두 축으로 한 4분면 그래프로 맛을 나타냈다. 그래프에는 칭다오, 기네스, 하이네켄 등의 비교적 잘 알려진 수입 맥주들의 좌표가 찍혀 있어 인식한 맥주의 맛이 어느 맥주와 가까운지를 알 수 있다. 페퍼는 이와 함께 비슷한 맛의 맥주도 소개하고 어울리는 안주까지 추천해준다. 안주 밑에 위치를 누르면 매장의 어느 곳에 가면 찾을 수 있는지를 지도로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로봇에는 기본으로 음성 인식과 얼굴 인식 기능이 있어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하면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대답을 하는 등 방문 고객과의 소통도 가능하다. 이마트 성수점 입구에 서 있는 페퍼가 “안녕하세요? 메뉴 중 원하시는 것을 고르시면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라며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대화하기”라고 말한 뒤 뭘 물어볼지 몰라 침묵을 지키자 “뭘 물어보실지 잘 못 정하시겠으면 화면에 나타난 질문을 참고해서 하세요”라고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너는 몇 살이니”라고 묻자 고개를 한번 갸우뚱거리고 숙이더니 “갑자기 나이를 물어보시다니 당황스럽네요. 저는 아주 어리지도, 아주 나이가 많지도 않답니다”라고 답했다. 얼굴을 인식해 눈을 마주친 사람을 따라 얼굴을 돌린다. 이마트 홍보팀 김보배 과장은 “주말에는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 고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스타필드 고양 토이킹덤에서 5일 간 로봇 ‘나오’를 시범 운영했으며 이번에는 더욱 실질적인 쇼핑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는 로봇 페퍼를 9일부터 이달 말까지 시범 운영한 뒤 향후 활용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마트 S랩의 김기남 부장은 “앞으로 와인이나 건강식품 등 상품의 정보가 복잡한 품목에 대해 페퍼의 역할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시범 운영 기간 효과와 활용도가 높으면 이를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