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美 北 정상회담 이후>한미훈련 핵심은 戰時 미군 증원… 중단땐 방위력 직격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판문점선언 이행추진委 회의 1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임종석(오른쪽 세 번째) 대통령 비서실장 겸 이행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8월 UFG·내년 키리졸브 등
줄줄이 연기·중단될 가능성

“주한미군의 20배 전력 투입
한반도 戰時 대비 연습인데…
훈련 없는 연합사 무용지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언에 따라 오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시작으로 한·미 연합훈련이 무기한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한미군 전투력은 물론 한국군과 미군의 결속력이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전 경험이 높은 미군과의 연합훈련이 중단되면 당장 한국군의 전투력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유사시 미군 증원 부대 배치와 연합 작전 등에서 혼란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신원식 전 합참 차장은 1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핵심은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의 20배에 해당하는 해외 미군을 한반도에 증원하는 훈련”이라며 “1∼2년간 한국에 파견되는 주한미군 주요 지휘관이 전시증원 훈련을 할 기회가 사라지면 한·미 연합방위력은 형해화돼 결국 무용지물이 된다”고 말했다. 신 전 차장은 “미군은 군인이 훈련을 하지 않은 채 전쟁에 투입되는 것은 임무수행을 어렵게 해 생명을 위태롭게 할 뿐 아니라 군령에 대한 존엄성을 훼손하는 비인도적·비도덕적 행위로 간주한다”며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 유사시 미군 투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압박하고 견인할 핵심 레버리지를 아무 대가 없이 헌신짝처럼 날려버리는 건 전략적 경솔함”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요구해온 대북 경제제재 해제 대안으로 미국 측이 한·미 연합훈련 잠정 축소라는 당근책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27일 “주한미군 철수를 목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한국을 ‘사형’시키는 데 서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하지만 한·미 국방장관이 14일 전화통화를 통해 이른 시일 안에 한·미 연합훈련 중단 문제를 논의할 회담을 갖기로 하면서 8월 UFG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 등이 줄줄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근거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 차원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한·미 연합 맥스선더 훈련을 문제 삼아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 관영 매체를 통해 UFG 중단을 요구했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