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靑이 모든 현안 주도하겠다는 뜻”

- ‘文대통령 발언’ 전문가 진단

“경제 상황 냉철하게 볼 필요”
“국회 협력 없이는 성과 없어”

전문가들은 19일 집권 2기 국정운영 방향을 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수석보좌관회의 발언에 대해 “결국 기존처럼 청와대가 모든 현안을 주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가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성과물을 내는 것이 필수적이며, 겸손한 자세로 야당과의 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내부 기강을 잡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 의도는 좋지만 이를 국무회의가 아닌 청와대 참모들과 하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게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법무부 장관이나 행정안전부 장관이 있음에도 굳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위험 요인 및 대응방안’을 보고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었나 싶다”고 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부산·경남(PK) 지역에서도 승리한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문 대통령이 ‘지역주의 정치가 끝났다’고 말했지만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다른 문제”라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국민은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말다. 홍 교수는 “탈원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은 이념과 가치관으로만 밀어붙여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문 대통령이 유능함을 강조한 것도 정책이 현재 의도대로 가고 있지 않다는 말”이라며 “특히 경제 상황을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정 과제는 입법 사안이 많은 만큼 결국 국회의 협력 없이는 성과물을 낼 수 없다”며 “겸손하게 야당과의 협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