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카이스트 쇼크’>美·中은 국가차원 육성… 원자력학과에 인재 몰려

美 원자로 추가건설 계획후
전공 대학생 증가세로 반전

中 ‘특화’ 핵공업大 세우기로
명문대들 관련학과 개설 붐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대학의 원자력 전공자들이 급감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정책으로 매년 전공자가 증가하고 있다.

27일 미국 오크리지과학교육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원자력공학(Nuclear Engineering) 전공 대학생은 지난 2006년 346명에서 2016년 621명으로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대학원생은 같은 기간 214명에서 355명으로, 박사 과정 학생은 89명에서 161명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서는 냉전시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원자력공학과 학생 수가 냉전 해체와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을 계기로 1980년대 들어 줄어들어 2001년엔 전체 학부생 수가 120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학생 수가 다시 상향 추세로 돌아섰다. 다만 졸업 후 대다수가 원전 산업계에 취업하던 과거와 달리, 학계에 남거나 연구소에 입사하는 형태로 다변화됐다.

미국의 원자력공학 전공자 증가는 신규 원전의 건설과 폐기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상황과 연결돼 있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미국 내 건설 예정인 원자로는 총 24기로, 그중 18기는 건설 계획까지 발표됐다. 또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존재하는 원전 수요도 전공자 증가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원자력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원자력 국유기업인 중국핵공업그룹은 최근 톈진(天津)시와 협약을 맺고 핵 공업대학을 세우기로 했다. 이 대학은 원자력 기술인력 양성, 석·박사 프로그램 운영, 국제학술 연구 등을 진행하는 국가급 산학연 기관으로 개교와 동시에 중국 내 원자력 분야 최고 명문대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 3월 중국 양회(兩會·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핵 공업대학 아이디어를 낸 뒤 3개월 만에 현실화할 정도로 원자력 인재 육성에 적극적이다.

중국은 핵 공업대학 외에도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자오퉁(交通)대 등 명문대학마다 원자력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대학의 졸업생 수는 현재 원자력 산업의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현재 36기의 원전을 운용하고 있으며, 20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다. 2026년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원전 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파악된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