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창업 육성 이끈다>‘GWG’ 네트워킹 기반 구축… 대기업-스타트업 ‘밀착교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창원 펫프렌즈 대표가 지난 6월 2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본사 겸 강남·서초센터에서 배송할 강아지 사료를 챙기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⑧ GS, 스타트업 적극 육성

반려동물용품 배달 펫프렌즈
사업개발·마케팅 등 지원받아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 감동’

6개월 사무 공간 무상 제공에
활동비 1000만원 ‘믿음 투자’

지난 6월 2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려동물용품 배달 스타트업 ‘펫프렌즈’의 본사 격인 강남·서초센터에서는 이 회사 대표인 김창원(34) ‘대장’이 배송을 위해 인기 있는 강아지 사료를 옮기고 있었다. 센터 내 창고에는 사료를 비롯해 각종 용품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직원들은 컴퓨터에 매달려 쏟아지는 주문 및 상담 내용을 확인하느라 바빴다.

펫프렌즈는 GS홈쇼핑 지원을 받아 한창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GS홈쇼핑은 일반적인 투자 지원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기업끼리, 또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쉽게 교류할 수 있도록 ‘GWG(Grow With GS)’라는 네트워킹 행사를 진행하는데, 펫프렌즈는 오는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리는 제14회 GWG에 참여한다. 이번 GWG는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 투자설명회 형식으로 진행돼 펫프렌즈가 더욱 성장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GS홈쇼핑의 GWG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도 진행된 바 있다.

고려대 체육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나온 김 대표는 원래 경북 지역에서 체육대학 입시학원을 운영했다. 전국 3위 안에 드는 체대 입시학원 체인으로 키웠지만 10년 넘게 학원을 운영하다 보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학원 창립 멤버 4명이 서울로 올라와 펫프렌즈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주변의 반려동물 관련 상점을 소개하는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수익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좌절하지 않았다. 스타트업은 모험의 연속이라며 스스로 대표가 아닌 대장이라고 칭하는 김 대표의 도전 정신이 발휘됐다. 2016년 11월 7일 반려동물용품 배달업으로 사업영역을 바꿨다. 펫프렌즈는 서울을 5개 권역으로 구분, 주문받은 물품은 각 센터에서 출발해 1시간 이내에 배달한다. 현재 24명으로 늘어난 펫프렌즈 직원들은 전원이 반려동물 전문 관리사 1급 자격증을 갖추고 있다. 배송비는 무료다.

펫프렌즈는 직원들을 ‘코디네이터’라고 부른다. 단순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으로 주문받은 물품을 배달하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강아지 사료도 주문받은 종류만 갖고 가는 게 아니라, 5가지 사료 샘플을 들고 가서 실제로 강아지가 잘 먹는 것을 골라 준다. ‘고객 감동 서비스’도 확실하다. 2∼3차례 구매한 고객에게는 직원들이 직접 쓴 손편지를 보낸다. 편지를 통해 국제 사료기준 성분표 등을 알려주고, 기존에 쓰고 있는 사료에는 어떤 성분이 부족할 수 있으니 어떤 것을 섞어 먹이면 좋다는 정보도 제공해준다. 앞으로는 출장 미용 서비스, 출장 산책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펫프렌즈 사례에서 보듯 GS홈쇼핑은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업무 연관성이 높은 스타트업에는 직접 투자를 하고, GS그룹에서 스타트업이 개발한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기도 한다. 직접 투자한 스타트업 기업만 18곳에 이른다. 펫프렌즈의 경우 초기 크라우드펀딩을 할 때부터 사업개발·정보기술(IT)·마케팅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GS의 벤처투자팀 ‘COE(Center of Excellency)’가 적극적으로 도왔다. 지난해 첫 투자에 이어 올해 2차 투자까지 이뤄졌고, 현재 진행 중인 앱 리뉴얼에도 GS홈쇼핑 COE에서 1명이 파견돼 1개월 반 동안 지원했다. GS샵 모바일 ‘반려동물 전용관’에도 주요 업체로 입점해 있다. 모바일 마케팅 성과분석 서비스 업체 ‘ab180’은 GS홈쇼핑의 투자를 받았고, 현재 GS홈쇼핑 마케팅 영역에서 이 회사의 분석 서비스가 쓰이고 있다. 로봇청소기 회사 ‘에브리봇’은 2016년 세계 최초로 바퀴 없는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를 개발했지만, 생소한 업체여서 매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TV쇼핑 GS샵 등에 진출하면서 판매가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는 GS홈쇼핑의 직접 투자도 이뤄졌다.

다른 GS 계열사들도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GS칼텍스 스타트업 개라지(Garage)’는 스타트업 기업이 주유소·충전소에서 GS칼텍스와 함께 자동차 경정비와 세차 등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GS칼텍스는 또 삼성로 주유소 건물 한 층을 개조해 스타트업 기업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스타트업은 이 공간을 6개월 동안 무료로 사용하고, 활동비 1000만 원도 지원받는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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