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이버 스파이들, 총선 앞 캄보디아 대규모 해킹

결과따라 경제협력 타격 우려
의회·언론사 공격… 정보 수집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들이 오는 29일 총선을 치르는 캄보디아 정보 수집을 위해 정부기관 및 의회, 언론사 등을 집중 해킹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11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사이버보안업체 파이어아이의 보고서를 인용해 캄보디아 정부기관과 야당 정치인, 외교관, 언론사 등이 중국 쪽으로부터 집중적인 해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킹을 주도하는 것은 ‘템프.페리스코프’라는 이름의 중국 해킹집단으로 파이어아이는 이번 공격을 했던 인터넷주소(IP) 중 한 곳이 템프.페리스코프의 서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템프.페리스코프는 중국 하이난 섬 등 3곳의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에도 미국 방위산업체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진행했던 바 있다.

해킹 집단은 파밍용 이메일을 이들에게 발송해 이를 열어보게 해 컴퓨터 등을 해킹하는데, 야당 정치인에게는 인터뷰 요청 메일을, 정부에게는 기사에 대한 뉴스레터를, 기자에게는 회의 초청장을 보내 이를 ‘열어볼 수밖에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강제 해산된 야당 대표의 딸에게 인권단체로 위장해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미 선거관리위원회, 내무부, 외교부, 재정경제부, 상원 등이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중국이 캄보디아 총선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지난 5월 열렸던 말레이시아 총선의 ‘이변’에서 비롯됐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당연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친중성향의 나집 라작 정권이 패배하면서, 그동안 말레이시아와 진행하던 일대일로 사업의 상당 부분이 타격을 입게 되자 동남아시아 내의 정치적 상황 변화에 집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캄보디아에도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타임은 전했다. 현재 캄보디아는 33년째 권력을 잡고 있는 훈센(65) 총리가 지난해 체제 전복 혐의로 제1야당인 CNRP를 강제 해산해 이번에도 압승이 예상되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