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 공포… 달리는 기차 탈선시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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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풍속 초속 35m 예상
폭우보다 강풍 피해 더 클 듯
2010년 ‘곤파스’보다 위력적

6년 만에 한반도 내륙을 관통하는 제19호 태풍 ‘솔릭’(SOULIK·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폰페이섬 족장’을 뜻함)이 처음 예상보다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폭우보다 강풍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솔릭이 충남 서해안에 도착하는 23일 오후 9시에는 최대 풍속이 초속 35m로, 달리던 기차가 탈선하거나 전복될 정도의 위력에 속한다.

이번 태풍은 2010년 9월 17명의 사상자와 1760억 원의 재산 피해를 야기한 태풍 ‘곤파스’와 이동 경로는 비슷하다. 하지만 솔릭의 강풍 반경이 곤파스 때보다 1.67배로 넓고, 이동속도는 절반가량으로 느려 더 위력적이라는 평가다. 행정안전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상단계’를 발령하고 비상 근무체제에 들어갔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솔릭의 이동 속도가 매우 느려 상륙 4시간 만에 한반도를 빠져나간 곤파스와 달리 11시간 이상 우리나라 내륙에 머물 전망이다. 특히 이번 태풍은 강풍 반경이 300㎞로 180㎞였던 곤파스보다 넓고, 이동 속도는 시속 23㎞로 50㎞였던 곤파스보다 느리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솔릭의 태풍 강도는 최소 8년 전 곤파스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이번 태풍이 곤파스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시간이 길어 영향력은 곤파스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태풍으로 서해상과 남해상에 최대 8m의 매우 높은 물결이 예상되며, 해안가에서는 해일 피해에 주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기상청은 “산사태와 토사 유출, 하천 범람, 침수 등의 안전사고에도 특별히 대비해야 한다”며 “이번 태풍이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만큼 유리창이 파손되지 않도록 창틀과 유리 사이의 틈새를 막고 바람으로 쓰러질 수 있는 시설물 근처에 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24시간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하고 원자력발전소 등 주요 시설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 16개 부처와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부단체장과 긴급 화상회의를 갖고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한 상황 점검에 나섰다. 충남도는 도내 시·군에 정박 중인 선박 결속, 산사태 취약지 점검, 그늘막 등 임시 구조물 철거, 광고판 점검 활동을 강화했다.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본부는 원전 취수구, 배수로, 배수구가 침수되고 이물질이 유입되는 상황에 대비해 동원 가능한 자재와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제주도는 휴가 중인 공무원에 대해서는 전원 긴급 업무복귀명령을 내리고 여객선 운항을 전면 통제했다. 부산시는 재해 우려 지역 260곳에 대한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부산 항만공사 등도 22일 오후 9시(5000t급 미만 선박은 오후 7시)부터 부산항의 모든 선박에 대해 입출항을 통제하고 하역 작업을 중단한다. 경남도는 각 시·군에 대해 해안가 양식장 및 선박, 산사태·급경사지 구간, 공사장 등 재해 취약지역과 침수 및 붕괴 우려 지역 예찰을 강화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홍성 = 김창희·창원 = 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