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는커녕… 한류스타 해외활동 옥죄는 병역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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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7세 미만 국외여행

1회 6개월이내·5회로 제한
“대중문화분야 상대적 소외”

“국가대표 출전 vs 소속사 이익
어떻게 함께 다루나” 반론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선수들을 둘러싼 논란이 거센 가운데 대중 문화 분야가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그룹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으로 또 다시 미국 빌보드차트 정상을 밟아 한류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지만 그 어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분야 별로 형평성과 합리성은 지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류스타들의 해외 활동이 빈번해지고 해외의 반응도 뜨거운 반면 운신의 폭은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만 27세 미만의 경우 국외여행은 1회 6개월 이내로 가능하고 허가 횟수도 5회까지로 제한된다. 또한 만 28세 이상이면 학업 외에 홍보 대사 등 공익적 국가 업무 수행의 이유를 대도 입대 시기를 연기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각종 국가 행사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입대를 미루며 연예 활동을 하던 한류스타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만 28세인 그룹 하이라이트의 멤버인 윤두준(사진)이 지난달 갑작스럽게 입대하면서 출연 중이던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3’를 마치지 못한 것이 대표적 예다.

연예 부문 종사자들은 ‘문화’ 범주에 포함되지만 병역특례에서만큼은 소외된다. 병역법 시행령 제68조의11(예술·체육요원의 추천 등)에 따르면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으로 입상한 사람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내예술경연대회(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의 대회만 해당)에서 1위로 입상한 사람으로서 입상성적이 가장 높은 사람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분야에서 5년 이상 국가무형문화재 전수 교육을 받은 사람 등은 병역특례 혜택 대상자가 된다. 하지만 영화, 가요, 드라마 등 소위 ‘대중문화’로 분류되는 분야에 대한 규정은 없다.

지난 7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며 “연극 1등은 있는데 영화 1등은 리스트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3일 자신의 SNS에 “바이올린 등 고전음악 콩쿠르 세계 1등은 군면제 받는데 방탄소년단처럼 대중음악 세계 1등은 왜 면제 못 받느냐는 상식적인 문제제기가 발단”이라며 “국위선양 기준에서 볼 때 오히려 한류를 선도하는 대중음악이 더 우대받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류스타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것이 법제화되기는 요원해 보인다. 일단 기준을 잡기 어렵다. “어떤 시상식과 영화제까지 포함시킬 것인가?”라는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또한 국민적 정서도 살펴야 한다. 그동안 몇몇 연예인들이 의도적으로 병역을 기피하려다 사회적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고, 연예병사제도 역시 여러 폐단이 드러나 폐지됐다. 또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국가대항전에 나서는 스포츠스타와 개인이나 소속사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한류스타를 동일선상에 놓고 볼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스포츠스타는 차치하더라도 병역특례 혜택을 받는 클래식, 국악 등 타 문화 분야 종사자들이 ‘국가대표’로 활동한 것이라 보긴 어렵다”며 “결국 연예 분야를 하위문화로 보며 차등을 두는 선입견이 여전히 깔려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