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가 강탈한 르누아르 ‘정원의 두 여인’, 소유권자 후손에 반환

1941년 佛금고 보관중 빼앗겨
가격 15만 ~ 20만달러 이를듯

약 77년 전 프랑스 파리의 은행 금고에 보관 중 나치에 강탈당한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작품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런던, 스위스, 뉴욕 등을 방랑하다 소유권자에게 반환됐다.

12일 AF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유대계 유명 미술품 수집가였던 알프레트 바인베르거의 손녀이자 유일한 혈육인 실비에 슐리처는 이날 미국 뉴욕의 유대인 유산박물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미국 당국으로부터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가 그린 ‘정원의 두 여인’을 전달받았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중이던 지난 1941년 바인베르거의 그림이 보관돼 있던 은행에서 그의 그림을 강탈해갔다. 이후 그림은 영국 런던 어딘가에 있다가 1975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미술품 판매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런던으로 건너간 그림은 1977년 재매각됐고, 1999년에 스위스 취리히에서 판매됐다. 지난 2013년에 개인 수집가가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내놓자 경매업체가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연락했다. 그림 소유권자가 권리를 포기하면서, 결국 ‘정원의 두 여인’은 슐리처에게 돌아오게 됐다. 해당 그림의 가치는 약 15만∼20만 달러(1억6927만∼2억2570만 원)로 추산된다.

보도에 따르면 슐리처는 할아버지가 미술품 수집가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원의 두 여인’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바인베르거는 전쟁이 끝난 뒤 프랑스와 독일 당국을 상대로 소장품 회수에 나섰지만 모든 작품을 찾진 못했다. 슐리처는 “(나치 독일의 2인자인) 헤르만 괴링이 프랑스에서 미술품을 강탈해갈 때 할아버지에게 작품 감정을 의뢰했지만, 그는 대신 레지스탕스에 가담하는 것을 택했다”고 말했다. 슐리처는 바인베르거가 소유했던 또 다른 르누아르 그림 4점과 외젠 들라크루아의 그림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