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자치분권>국회로 달려간 광역의원들 “지방의회법 조속제정” 한목소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지방분권 개헌 및 지방의회 독립성 전문성 강화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下) 지방의회 독립성·전문성 강화

17개 시·도 광역의원 800명
지방분권 촉구 결의대회 열어

“지자체·단체장 상호견제위해
의회 인사권·자율성 확대를”

참석자들, 작은 펼침막 들고
“자치분권 개헌” 구호 외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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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시도 광역의원들이 중앙 정치의 상징적 장소인 국회에 모여 자치분권 및 지방의회 독립성·전문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광역의원들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8개월째 계류돼 있는 ‘지방의회법 제정안’의 조속한 처리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사이에 견제와 균형을 확립하고, 지방의회의 조직·운영 등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23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광역의원 800명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전국 광역의원 지방분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광역의회 차원에서 자치분권과 지방의회 역량 강화를 공동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회의실 좌석 규모(450석)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모여 자치분권에 대한 지방의회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은 개회사에서 “지방의회의 오랜 염원인 자치분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결의대회를 열었다”며 “오늘날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해결하는 정답은 자치분권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의회가 지자체 부속기관이 아닌 대등한 위치가 되도록 법적·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자체와 단체장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도록 의회 인사권을 보장하고 운영 자율성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회사에 이어 지방분권형 개헌(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이용범 인천시의회 의장), 지방의회법안 등 제정(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등 광역의원 8명이 지방의회 권한 강화와 관련된 주제 발표를 했다.

참석자들은 자치분권 개헌에 소극적인 여야를 비판하기도 했다. 광역의원들은 “지방분권과 실질적 지방자치의 실현은 더는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인데 올해 초 정부가 연방제에 준하는 수준의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하는 개헌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심사도 제대로 못하고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중앙 정부가 지방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민적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국회에서는 지방의회법 제정안과 지방자치법 개정안 등 발의된 법안들에 대한 심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역의원들은 ‘지방분권 개헌 및 지방의회 독립성 전문성 강화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고 “국가적 시대적 과제인 자치분권과 지방의회 역량 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 지지부진한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실질적인 지방자치권을 보장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지방분권국가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회와 정부를 향해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주조직권 등 지방자치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지방분권형 개헌 논의 즉각 재개 △실질적 지방자치의 완성과 지방의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보장 △정책 지원 전문인력 도입 확대 등 지방의회 전문성 제고와 조직·예산·교섭단체 구성 등 지방의회 자율성 확대 △지방자치 관련 법령의 조속한 제정과 개정 등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국회 본관 계단에 서서 분권을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작은 펼침막을 들고 ‘자치분권 개헌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광역의회 맏형 격인 서울시의회는 행사장에서 김생환 부의장이 동료 의원들에게 적극 협조를 요청하는 등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방의회법 제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서울시의회가 지난해 10월 출범시킨 ‘지방분권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마련한 ‘지방분권 7대 과제’가 이 법안의 토대다. ‘국회법’에 따라 입법활동을 지원하는 국회와 달리, 독립된 법률이 없어 의정활동 수행이 어려운 지방의회의 현실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법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정태 서울시의회 지방분권TF단장 등 서울시의원 12명은 지난 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의 서울시 국정감사장을 방문, 행안위 소속 의원들에게 시의회의 분권 추진 성과를 담은 백서와 지방의회법 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건의 자료를 전달하며 국회 내 여론 조성을 위해 힘을 보탰다.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제 분권과 실질적 지방자치의 실현은 더 이상 미룰 수도 늦출 수도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국민 주권을 강화해 민주주의의 완성을 앞당길 수 있음은 물론이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제도”라고 강조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