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정당”>국방부 ‘육군의 최장 2배 교정시설 대체복무’ 추진

이르면 이달중에 발표 예정
병역법개정안 3건 국회 계류

대법원이 1일 종교·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린 가운데, 국방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육군 복무의 최장 2배가 되는 기간을 교정시설에서 복무하도록 하는 내용의 대체복무제를 마련해 이르면 이달 중으로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방부와 법무부, 병무청이 참여하는 ‘대체복무제 마련 실무추진단’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방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기간에 대해 현역 근무의 1.5배(27개월)에서 최장 2배(36개월) 내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현역병(육군 기준)의 2배인 36개월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무 분야(장소)는 교정업무(교도소·구치소)로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정부는 이달 내에 정부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의 권고대로 늦어도 오는 2020년 1월부터는 대체복무제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대체복무제 도입 관련 병역법 개정안은 총 3건이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11월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같은 당 박주민·이철희 의원도 2017년 5월 같은 취지의 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이들 세 법안은 대체복무 기간을 육군 복무 기간의 1.5∼2배로 설정하고, 이미 현역병이나 보충역으로 복무하고 있는 경우에도 대체복무 편입 결정이 나면 기존 복무 기간을 빼고 대체복무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는 모두 대체복무제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나 현역병과의 형평성 논란, 단순 병역 기피자 구분 방법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실제 법안 심사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는 31일 서울 중구 인권위 청사에서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 병역 판정검사 대상자 집단에서는 합숙 형태일 경우 대체복무 기간을 육군 복무와 같은 기간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38.8%로 가장 많았다. 합숙이 아닌 출퇴근 형태의 복무일 때는 대체복무 기간이 군 복무의 2배가 돼야 한다는 응답률이 28.4%로 가장 높았다.

반면 전문가들은 대체복무 시 합숙을 하더라도 육군 병사 복무 기간의 2배가 가장 적절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7.3%에 달했다. 병역거부 당사자들은 적절한 복무 기간을 묻는 말에 합숙의 경우 육군 병사 복무 기간의 1.5배는 돼야 한다는 응답이 40.2%로 가장 많았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