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김정은 약속에는 탄도미사일 폐기도 포함된다”

NYT “비밀 미사일 기지는
北이 南 속이고 있다는 의미”

“2차 美·北 정상회담 안된다”
美 민주당 의원들 잇단 성명

미국 정부가 북한이 비밀리에 운용 중인 탄도미사일 기지 13곳이 확인된 것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미·북 정상회담) 약속에는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폐기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 미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없을 경우 내년 봄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12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그동안 보고되지 않은 북한 내 20개 탄도미사일 기지 중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기지의 위성사진(2018년 3월 29일 촬영)을 공개하면서 최소 13곳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그의 약속을 이행할 경우 북한과 북한인들 앞에 훨씬 밝은 미래가 놓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무부의 논평은 지난 8일로 예정됐던 미·북 고위급 회담을 연기하는 등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북한에 대해 사실상 미사일 기지 폐기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번에 CSIS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미사일 기지 위치는 미국이 북한 압박을 위해 의도적으로 정보를 노출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비밀 미사일 기지는 북한이 한국을 속이고 있다(deceit)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위해 중단했던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등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일본 정부에 전했다. 교도(共同)통신은 13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당국자가 지난 9월 이후 수회에 걸쳐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없으면 내년 봄에 훈련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의 미사일 기지 운용 사실이 드러나자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반대하고 나섰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12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의해 놀아나고 있다”며 “김씨 정권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분명한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 (미·북 정상회담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원 외교위 소속 호아킨 카스트로(텍사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 핵 위협을 없애고 있다는 확언을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며 “북 핵 위협은 더 악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