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고용동향>‘세금투입’ 보건복지 16만↑… ‘최저임금타격’ 3업종 21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노동부의 2019년도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국기에 대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16만5000명 증가’ 뜯어보니
60대이상 27만명 늘었지만
청년 체감실업률 사상 최악

공공행정 3만2000명 늘때
제조업은 9만1000명 줄어

취업자 수 증가폭 회복에도
‘고용의 질’은 개선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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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2일 내놓은 ‘고용동향’(2018년 11월)은 올해 11월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대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실업자 등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11월 취업자 증가 폭은 전년 동월 대비 16만5000명이 늘었다. 올해 들어 1월(33만4000명) 이후 가장 증가 폭이 크며, 5개월 만에 10만 명대를 회복한 것이다.

취업자 증가 폭 확대를 산업별로 따져보면, ‘정부 돈’이 들어간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3만2000명 늘었다.

지난해 11월에 비해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6만4000명)도 정부 예산이 많이 들어간 분야다. 국민 세금으로 늘어난 일자리가 많다는 뜻이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인한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3대 업종의 취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추세도 이어졌다.

올해 11월 도매 및 소매업(6만9000명 감소), 숙박 및 음식점업(5만9000명 감소),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임대서비스업(9만1000명 감소) 등에서 21만9000명(전년동월대비)의 취업자가 줄었다. 다만, 11월에 중국인 관광객이 다소 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감소 폭이 축소됐다.

한국 경제의 근간(根幹)인 제조업 일자리도 9만1000명이 줄어 10월(4만5000명 감소)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연령대별로 분석해 보면, 올해 11월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층은 65세 이상으로 19만4000명이나 늘었다. 1999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의 증가 폭이다. 60∼64세 취업자 증가 폭(7만6000명)과 더할 경우 올해 11월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만 27만 명에 달한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올해 11월 20대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11만1000명 늘어난 것이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정보통신업(8만7000명 증가) 등의 일자리가 늘면서 20대 취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영향으로 계약 기간 1년 이상인 상용근로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는 이어졌지만, 올해 11월에는 일용직 근로자가 13개월 만에 2만1000명 증가세로 전환했다. 일용직 근로자 증가는 건설업 취업자가 늘어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양질의 일자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업자와 실업률까지 고려하면 “고용의 질(質)이 개선됐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11월 기준으로 실업자는 90만9000명으로 1999년 11월(105만5000명) 이후 19년 만에, 실업률은 3.2%로 2009년 11월(3.3%) 이후 9년 만에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등과 같이 정부가 재정(국민 세금)을 동원한 일자리만 늘어났다”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일자리는 여전히 악화하고 있어 앞으로 개선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