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택시기사 달래기… ‘사납금 폐지·월급제 도입’ 발의

전액납부·전액관리 등 내용
택시 사업주들 반발이 변수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협의를 거쳐 택시 사납금 제도를 폐지하고 월급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택시기사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이지만, 택시사업자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을(乙)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은 13일 통화에서 “택시 사납금제를 폐지하기 위해 전날(12일) ‘택시발전법’과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사납금 제도는 택시기사가 차량을 대여해 준 회사에 하루 동안 벌어들인 수입의 일정액을 내는 제도로, 그동안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구조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박 의원 등이 발의한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사납금 제도 폐지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해 월급제로 전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택시기사들이 하루 수입 중 사납금을 내고 나머지만 가져가는 현행 방식을 ‘전액 납부, 전액 관리’ 식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또 택시발전법 개정안은 택시기사의 근로시간을 미터기 등 운행정보 관리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실제 근로시간에 기반해 산정하도록 규정, 기사가 실제 근로한 시간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불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박 의원은 “대표적 불공정 사례라 할 수 있는 사납금 폐지 법안을 을지로위원회의 1호 법안으로 제출하기 위해 그동안 꾸준히 정부와 협의하며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안이 시행될 경우 수익 축소가 예상되는 택시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납금제 폐지는 택시사업자와 택시기사 사이에 수십 년 동안 접점을 찾지 못한 사안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물러날 수 없다는 얘기다. 전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카풀 서비스 출시에 항의해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57) 씨 빈소를 찾아 “처우를 어떻게 개선할지 생각해야 한다”며 “당정 간 협의를 제가 직접 긴밀하게 하겠다”고 한 바 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