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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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대다수의 사람은 “‘노다지’의 어원은?” 하면 바로 ‘노 터치(no touch)’를 떠올릴 것이다. ‘노 터치’ 설은, 구한말 광산 채굴권을 갖고 있던 서양인들이 귀한 광석을 우리나라 노동자가 만지려 하자 만지지 말라는 뜻으로 ‘노 터치’라 했는데, 이 말이 변해서 ‘노다지’가 됐다는 것이다. 이 ‘노 터치’ 설은 전형적인 민간 어원이다.

그런데 ‘노다지’의 어원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한 어원사전에서는 ‘노다지’를 ‘노두(露頭)’와 ‘지(地)’가 결합된 한자어 ‘노두지(露頭地)’에서 온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설은 ‘광맥, 암석이나 지층, 석탄층 따위가 땅거죽에 드러난 부분’을 뜻하는 ‘노두(露頭)’와 ‘광물이 쏟아져 나오는 광맥’을 뜻하는 ‘노다지’가 의미상 아주 가깝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런데 이 설은 한자어 ‘노두지(露頭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 한 국어학자는 ‘노다지’를 ‘재물’을 뜻하는 ‘노’와 ‘묶음’을 뜻하는 ‘다지’가 결합된 어형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노’는 ‘노 났다(재물이 많아지다)’의 ‘노’와, ‘다지’는 ‘꽃다지’의 ‘다지’와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 설은 ‘묶음’을 지시하는 ‘다지’라는 단어를 찾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최근 학계의 한 원로께서 ‘노다지’가 형용사 어간 ‘놀-(드물다, 귀하다)’에 접미사 ‘-다지’가 결합된 어형이라는 또 다른 설을 내놓았다. 이 설은 ‘노다지’가 아주 귀한 것이어서 ‘놀-’을 이용할 수 있고, 또 ‘놀다지’가 ‘노다지’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지만, ‘-다지’에 대한 별도의 설명이 없어서 아쉽다. 필자는 ‘노다지’를 명사 ‘노’와 명사 ‘다지’가 결합된 어형 또는 명사 ‘노’에 접미사 ‘-다지’가 결합된 어형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노’를 ‘노가 나다’ ‘노 난다’와 같은 표현의 ‘노’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다만 ‘다지’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