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특감반 의혹’ 파장>“이름·직책만 조사… 세평 수집 지시는 없었다”

- 前특감반 간부 인터뷰

“감찰 대상 정보수집은 당연
환경부 문서 정식보고 안돼”

정부 공공기관장·상임감사 등에 대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대해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간부 A 씨는 27일 통화에서 “특감반 감찰 대상인 공공기관장, 상임감사의 이름과 직책, 임기 등만 알아봤고, 세평 수집 등의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특감반 차원에서 담당 부처별로 감찰 대상자만 확인하라고 했을 뿐 이 인사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수집 지시는 없었고, 환경부 작성 문건은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개인 활동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다.

A 씨는 “특감반의 감찰 대상이기 때문에 공공기관장, 상임감사 이름과 임기는 알아야 한다”며 “세평 수집 지시 등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장 명단 작성 등은 업무상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이어 “환경부 문서는 김 수사관이 요청을 해서 받은 것으로, 특감반에 정식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경부에서 문서를 만들게 된 구체적인 경위는 모른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특감반 재직 시절 환경부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공공기관장, 상임감사 이름 정도는 반장도 알고 있었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명단을 관리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인걸 전 특감반장 지시로 특감반원들이 전국 330개 공공기관장 및 감사들의 재직 유무, 임기 등이 적힌 리스트를 엑셀 파일로 작성했었다”며 “정치 성향까지 조사해 리스트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또 “공공기관장 등의 성향에 대해 알아보라는 지시가 있었던 적이 전혀 없다”며 “기관장 교체를 위해 조치를 취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김 수사관이 지시 없이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면서 말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을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전 부처 공공기관장들의 성향 등을 확인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김 수사관이 지시 없이 활동한 것을 가지고 청와대를 자꾸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김의겸 대변인은 환경부 작성 문건에 대해 “이 전 특감반장,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누구도 해당 문건을 전혀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