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31일 인천시청 집무실에서 시민의 생각이 반영되는 ‘인천특별시대’를 열겠다며 시정 운영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 ① 박남춘 인천시장
시민 1만명 이상 공감얻은 청원
공론화위원회 의제로 다룰 예정
남북공동어로구역 운영 구체화
서해5도 주민 긴장완화 ‘앞장’
강화군 등 접경지역 규제 완화
경제자유구역 전략적 지원 추진
신도시 계양테크노밸리 조성
GTX 노선사업도 탄력 받을것
“민선 7기 시민이 직접 만들어준 슬로건이 바로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입니다.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과 함께 시정을 운영할 것입니다.”
박남춘(60) 인천시장은 31일 문화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시민이 곧 시장인 인천특별시대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인으로서 다분히 상투적인 말로 들릴 수 있지만 박 시장의 평소 행보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민간이 주최하는 행사에 아무런 예고 없이 불쑥 나타나 참석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웬만한 공식 행사에도 의전과 축사를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 그렇다. 그는 또 수도권 ‘빅3’ 단체장으로 정치에 대한 더 큰 꿈이 없냐는 질문에도 ‘인천시장’이란 직책도 과분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인천시장이 자신의 정치 인생 ‘최종점’이라며, 임기를 마친 후 모두에게 박수받고 내려올 수 있도록 현재 주어진 일에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행정고시 합격 후 해양수산부에서 근무하다 2000년 해수부 장관을 지낸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을 계기로 참여정부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인사수석비서관(차관급)을 지냈다. 19대와 20대 국회의원(인천 남동갑)을 거쳐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인천시장에 당선됐다. 다음은 박 시장과 일문일답.
―시민이 시장인 새로운 인천특별시대를 약속했다. 이를 위해 시민들의 시정 참여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시민이 시장’이란 개념의 핵심은 중요한 시책에 대한 시민의 결정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다. 온라인 시민청원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민 3000명 이상의 공감을 얻은 사안에 대해서는 시장이 직접 답변하고, 1만 명 이상의 공감을 얻은 사안은 시 공론화위원회에서 의제로 다룰 것이다. 시정에 대한 책임을 시민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시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취임 후 줄곧 공직사회의 변화와 행정의 혁신을 주문했다. 구체적인 내용과 성과는 무엇인가.
“민선 7기 행정 혁신의 두 가지 기본 방침은 업무와 인사 시스템의 변화다.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데이터 기반 행정에 무게를 뒀다. 불필요하고 비과학적이며 불투명한 업무 요소를 없애 효율적이고 과학적이며 투명한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한 추상적으로 일 잘하는 직원이 아니라 해당 업무에 가장 필요한 직원을 찾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개선, 충분히 기회를 준 뒤 공정하고 계량화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지난달 인천에서 개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월드포럼에서 ‘평화’가 시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어떤 이유인가.
“이번 OECD 월드포럼의 주제가 ‘미래의 웰빙’이었다. 인천시민에게 가장 필요한 웰빙 요소는 ‘평화’라고 생각했다. 평화가 커지면 시민의 행복도 그만큼 커지고, 평화가 위축되면 시민의 삶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인천은 도시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도시 내 갈등이 상존한다. 이러한 시민들 간의 갈등이 ‘평화 지수’를 통해 관리될 필요가 있다. 특히 남북 간의 평화와 협력도 인천 시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분단의 상징이던 서해5도 주민들의 긴장 완화와 남북 공동어로구역 운영은 ‘평화지수’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인천은 인구와 경제 면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 중심의 신도시를 제외한 기존 원도심의 쇠퇴 또한 가속화되는 것도 현실인데.
“산업화 과정에서 한쪽이 발전하면 다른 지역이 쇠퇴하는 ‘도시 불균형’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 도시 불균형이 가져오는 가장 큰 폐해는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다. 결국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성장을 위해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이고, 인천시가 추진하는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 방안’이다. 도시의 균형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원도심뿐만 아니라 신도시의 발전 전략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은 관이 주도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 그룹이나 지역주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국가산업단지 노후화와 제조업 종사자의 감소로 기존 산업구조에 대한 혁신적 변화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산업 트렌드가 4차 산업 위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신성장 산업에 대한 선제적 안목과 대응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천은 의약, 생명, 미용 등의 융합 바이오 분야와 항공정비(MRO)와 드론 등을 망라하는 항공우주 산업 같은 미래 블루 오션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4차 산업뿐만 아니라 기존 1, 2, 3차 산업과도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인천은 전국 7개 특별·광역시 중에서도 농축수산업 등 1차 산업의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다. 도시형 농업이나 친환경 양식 등 미래 산업과 접목해 인천의 먹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위한 ‘인천형 복지기준선’을 정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할 최대한의 복지 서비스의 기준선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민선 7기 슬로건으로 내세운 ‘살고 싶은 도시’의 핵심 요소 역시 ‘복지’다. 이러한 복지가 제대로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최대한 보장’이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균형발전’ 논리에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이 많은 규제를 받고 있는데.
“국가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지역의 균형발전과 전략사업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비수도권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비수도권보다 낙후한 인천 강화군과 옹진군 등의 접경지역이 소외되고, 국가 차원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정한 경제자유구역 등이 역차별을 받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따라서 수도권에 대한 일괄적이면서 획일적인 규제보다 낙후된 접경지역과 전략적 지원이 필요한 경제자유구역 등에 대한 탄력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상생 발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에 인천 계양구가 포함됐다. 공급과잉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단순히 주택 수를 늘리는 신도시는 아닐 것이다.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직주 근접의 자족도시여야 한다. 신도시와 함께 조성될 계양테크노밸리는 한강 아라뱃길을 이용해 서해로 나갈 수 있고, 인천공항과 인천항도 가까이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향후 인천이 남북교류의 교두보가 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계양테크노밸리 조성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신도시가 들어서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 B 노선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새해 주력해야 할 현안사업을 꼽는다면.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주요 지표를 업무성과로 재조정하는 등의 행정 업무와 인사 혁신을 이룰 것이다. 또 인천균형발전시대를 가져올 원도심 재창조 프로젝트의 첫발을 내디딜 것이다. 도시재생의 모범이 될 뉴딜 사업과 활력 넘치는 해양친수공간이 조성될 수 있다고 본다. 광역교통망인 제2경인전철과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 GTX B 노선 건설사업도 물꼬를 틀 것이다. 소상공인의 소득 증대를 위해 시민의 역내 소비와 외지인의 인천 방문이 늘어나도록 힘쓰는 한편,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도 힘쓰겠다. 아울러 남북경협사업의 중요 인프라가 될 서해평화고속도로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