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월급쟁이’ 1억 원 모아 기부 “버킷리스트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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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소사이어티 가입한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

“과거 받았던 격려 사회 환원
아내·아이들 흔쾌히 동의
직장인도 큰 기부 가능 솔선”

“이제 직장생활 30년인데, 유명한 스타나 기업 오너 등 돈 많은 사람만 기부를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평범한 직장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요즘 연봉 1억 원이 넘는 직장인도 많아지긴 했지만, ‘월급쟁이’에게 1억 원이라는 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더구나 그 많은 돈을 선뜻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사회에 내놓는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김병철(57·사진 왼쪽) 한국필립모리스 전무가 3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1억 원의 거금을 쾌척하고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가입했다. 이날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김연순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달식에서 김 전무의 2027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에는 남다른 의미가 보태졌다.

언론인 출신인 김 전무는 2000년대 초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 본사에서 글로벌 사회공헌 담당 임원을 역임했다. 이어 지난 10여 년간 한국필립모리스에서 일하면서 냉동탑차 기증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이끌고 있다. 2010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부터는 사랑의열매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전무는 “직장생활 30년을 맞아 오랫동안 버킷리스트에 있던 하나를 실천하게 됐다”며 “거액이지만, 아내와 자녀들도 흔쾌히 제 생각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유년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해 자수성가를 이뤘다. 그는 “30년 사회생활을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제 노력만으로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어려웠던 시절, 장학금을 받는 등 사회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만큼 이제 사회에 돌려줘야 할 때가 됐다고 느껴 실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무의 기부금은 사랑의열매를 통해 의료취약계층 보호사업과 빈곤의 대물림방지, 환경보호 사업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