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독립운동하다 형벌 받은 사람 5323명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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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전국 문서고·재판소 방문 수형인명부 전수조사

192명 동시 태형 사례 드러나
미포상 ‘민초’ 수형자 2487명
3·1운동 100주년 포상 검토

정부가 광복 후 처음 실시한 ‘일제강점기 수형인명부’ 전수조사 결과 독립운동과 관련해 형벌을 받은 수형자는 모두 5323명으로 조사됐다. 국가보훈처는 이 중 포상을 받지 못한 ‘민초(民草)’ 독립운동가 수형자 2487명을 올해 3·1운동 100주년 유공자 포상 대상자로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보훈처는 17일 “지난해 3∼11월 전국 10개 산학협력단이 전국 1621개 시(군)·읍·면 문서고와 광주·전남·제주 지역을 관할했던 광주지방재판소 검사국을 직접 방문 조사해 수형인명부(사진)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며 “독립운동 관련 죄명(보안법·소요·치안유지법 등)의 수형자는 총 5323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수형인명부는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고 수형자 본적지에 산재해 있는 경우가 많아 학계 등에서 전수조사 필요성을 제기해왔었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1919년 4월과 8월 마을 또는 읍·면 단위 주민들이 보안법 위반으로 최대 192명이 동시에 태형(笞刑) 처벌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을 단위로 충남 아산 도고·선장 주민 192명은 태형 40∼60대, 경기 남양주 진접읍 부평리 116명은 태형 60대, 경기 용인 수지 머내(고기리·동천리) 16명은 태형 90대, 경기 평택 진위면 봉남리 15명은 태형 60∼90대, 서울 강동(송파·천호) 13명은 태형 90대 처벌을 받았다. 특히 대전·충남과 인천·경기지역에서 태형 처분이 많았는데, 이는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3·1운동 참여자들에 대해 헌병대나 경찰서가 내린 즉결 처분이었다.

일제강점기 수형자는 지역별로 광주·전남 지역이 198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전·충남 1205명, 인천·경기 456명, 대구·경북 404명, 제주 214명, 부산·경남 198명 순이었다. 미 포상자 형량별로는 징역 1년 이상이 580명(23.3%)으로 가장 많았고, 태형 90대가 351명(14.1%), 태형 60대가 347명(14%), 징역 6월 328명(13.2%), 징역 3월 184명(7.4%)이었으며, 벌금형은 182명으로 7.3%에 달했다.

미 포상자는 광주·전남 지역이 72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전·충남 719명, 인천·경기 389명, 대구·경북 167명, 부산·울산·경남 120명 순이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