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25%관세 불똥 튀면…“韓, 최대 100억달러 무역수지 악화”

美조치 파장 분석

美 수출물량 84만대 줄어들듯
10만명 고용 감소하는 효과도
중소 車부품업체도 ‘동반 위기’

미국 상무부가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고율관세 부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가 고율관세를 피하지 못할 경우 최대 약 100억 달러의 무역수지 악화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정부도 긴장하며 최종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수입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자국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7일(현지시간) 상무부의 보고서가 백악관으로 전달될 예정인 만큼 이 같은 외신내용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미 상무부의 이 같은 조치는 사실 유럽연합(EU)과 일본을 타깃으로 한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지만, 한국 자동차가 입을 타격 또한 만만찮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25%의 고율관세를 적용할 경우, 한국의 자동차 산업부문 무역수지는 43억∼98억 달러까지 악화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총생산 감소 폭도 8.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은행 취업유발계수 단순 적용 시 약 10만 명의 고용감소 효과를 초래한다.

반대로 캐나다, 멕시코와 더불어 한국이 면제 대상국에 포함되나 EU와 일본은 그렇지 않을 경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총생산은 4.2∼5.6%까지 증대되고, 자동차 산업부문 무역수지 역시 41억∼72억 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산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미국이 한국산에 대해 고율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402만 대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 물량 84만 대가 빠지면 318만 대 수준으로 떨어진다. 318만 대는 지난 2004년(346만9464대) 이전 수준이다. 한국지엠 일부 공장 폐쇄에 이어,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시장 상실(판매부진)로 국내 자동차 생산 규모까지 10여 년 전 수준으로 회귀할 경우, 글로벌 자동차 생산 강국이라는 위상과 함께 성장해온 수많은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까지 동반 위기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미 상무부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 외신보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철강품목에 대한 무역확장법 적용 때처럼, 최종 보고서가 공개되면 이를 면밀히 분석해 현지 설득작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